사도세자 - 뒤주 속에서

by 박대우

끈적거리는 더위와 깊은 어두움뿐이다.


아버지가 나를 버렸고,

어머니도 나를 버렸다.

아내도. 나를 저버렸다.


아악... 아악...

귓속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

아비라는 사람이 어찌 나를 이리 버리셨소?

한여름, 용광로 같은 이 뜨거운 지옥불 속에.


당신의 그 질책과 미움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나를 향해 난도질하던 그 증오의 칼날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나를 좀 더 자애롭게 대해 주었다면...


아...

내게 죽어간 사람들.

핏줄기. 나를 보던 그 눈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나를 용서해 주오.


어지럽구나. 목이 마르다.

검은 어두움이 희미해져 간다.

물기 하나 없던 내 마음속의 메마르고 녹슨 영혼도.


이젠 안녕.

가늠할 수 없었던 분노의 쳇바퀴여.

혼돈이었던 이 짧은 세상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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