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거리는 더위와 깊은 어두움뿐이다.
아버지가 나를 버렸고,
어머니도 나를 버렸다.
아내도. 나를 저버렸다.
아악... 아악...
귓속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
아비라는 사람이 어찌 나를 이리 버리셨소?
한여름, 용광로 같은 이 뜨거운 지옥불 속에.
당신의 그 질책과 미움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나를 향해 난도질하던 그 증오의 칼날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나를 좀 더 자애롭게 대해 주었다면...
아...
내게 죽어간 사람들.
핏줄기. 나를 보던 그 눈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나를 용서해 주오.
어지럽구나. 목이 마르다.
검은 어두움이 희미해져 간다.
물기 하나 없던 내 마음속의 메마르고 녹슨 영혼도.
이젠 안녕.
가늠할 수 없었던 분노의 쳇바퀴여.
혼돈이었던 이 짧은 세상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