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가 안된 내 작은 견해랄까
'LEMAIRE'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르메르 책을 사서 읽고 글을 쓸 만큼 말이다. 미쳐버린 경지에 올랐다. 논 트렌드, 타임리스, 프렌치시크, 놈코어, 스킨 톤, 절제된 미니멀을 추구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옷 장의 절반이 르메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거지 꼴을 못면하고 있다. 처음 입문한 아이템은 미니 카메라백이다. 에어팟과 카드만 들어가는 크기의 가방을 40만원이나 주고 산 거다. 후회는 안한다. 일본여행가서 동전가방으로 잘 썼으니깐 말이다. (합리화) 그리고 더 큰 카메라백을 사고, 또 가방을 사고, 가방을 사고 하다가 팬츠도 사보고, 신발, 셔츠, 목걸이, 니트, 가디건, 터틀넥, 등등. 옷을 많이 입어보며 느낀건 기본템에 충실한 옷에 투자해야겠다는 것. 디테일이 많고 로고가 드러나는 옷보단 무드를 잘 보여주는 옷을 찾게되며 취향과 내 스타일 철학에 맞는 몇몇 브랜드에 정착하고 싶게 된다. 이 글은 내 스타일 철학과 취향을 좀 끄적여 본 글이다.
내가 느끼는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패션보다 스타일이 우수했다. 우리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분명 존재한다. 돈이 많으면 패션어블(fasionable)하게 입기는 누구나 가능하다. 백화점 명품 매장에 신상으로 입혀놓은 마네킹 룩 그대로 입으면 된다. 그게 곧 올해의 트렌드이다. 하지만 스타일리쉬(stylish)하다는 건 다르다. 스타일은 그 사람의 감도와 취향, 라이프 스타일, 감각, 시선, 추구하는 바, 이 모든것이 결합하여 나온 것이다. 감히 돈만 있다고 얻을 수 있는게 아니다. 옷을 고르는 뛰어난 안목은 단번에 생기지 않는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자해야 하고 매장에도 많이 다녀보며 입어봐야하고, 내 체형도 잘 알아야한다. 밖에 나가 다른 이들이 입은 스타일도 참고해야한다. 많이 경험해봐야 알게 된다. 주변에서 옷을 잘 입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신'을 잘 몰랐다. 우선 마음이 끌리는 스타일의 사진을 많이 찾아보자. 나만의 룩북 아카이브 폴더를 만드는거다. 그리고나서 사진 스타일의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단어로 정의해보는 거다. 적당한 단어를 찾았다면 '핀터레스트'를 이용하면 된다. 핀터레스트는 이미지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정의한 단어들(영어) + style'을 검색을 하면, 해당 스타일의 패션 이미지를 무척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모든 사진을 다 보기는 어려우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만 수집하면 된다. 패션보단 스타일 측면으로 파고드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은 매장을 가는 걸 습관화 시키는 거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져보고 입어보는 것 만큼 감각을 쌓는 방법이 없다. 쇼핑 자체를 날을 잡고 다니기 보다 길을 걸으며 아무렇지 않게 매장에 들어가는 거다. 빠르게 행거를 스캔하다가 맘에드는 디자인, 색감, 패턴이 들어간 옷을 대보거나, 입어보는 것이다. 그 다음 나는 옷 안쪽의 재봉처리나 바느질 상태 그리고 케어 라벨을 유심히 살피는 편이다. 재봉선과 소재, 퀄리티를 따지다 보면 좋은 옷을 선별하는 눈썰미를 기를 수 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내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을 주는 옷들이 있다. 경험 상 테일러링이 잘 되어 있고 좋은 소재를 쓴 옷들은 입었을 때 태가 좀 다른 편이었다.
패션 컨텐츠를 많이 접하자. 그들이 경험한 패션 정보를 수집하자. "어느 브랜드는 청바지를 잘하더라. 그레이색 코트에는 이너로 베이지, 브라운 계열을 매치하면 잘어울리더라."등 수많은 조언과 꿀팁을 찾아보자. 몇몇 유튜버를 추천하자면 '런업' 추천한다. 패션 트렌드의 흐름을 잘 짚어준다. 직접 옷을 사서 입어보며 핏, 소재를 따져가며 가격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도 설명해준다. 옷 뿐만아니라 라이프 트렌드 흐름에 멎춰가는 유튜버이다. 두번째는 '보라끌레르' 추천한다. 옷의 소재와 핏을 중점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를 추천해준다. '좋은 소재와 옷 고르는 법'에 대한 영상도 많고 '계절별 코디법'도 내용이 알차다. 실제로 나는 '보라끌레르' 영상을 접하며 좋은 소재의 니트를 구매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울(WOOL) 소재 잘 고르는 법' 영상을 추천한다. 다음은 '앨리스펑크'이다. 브랜드 '인스턴트펑크(INSTANTFUNK)' 운영자 및 스타일리스트 이다. 기본템 추천 영상, 체형별 핏 추천 영상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덕분에 내 인생 티셔츠 브랜드를 발견하기도 했다. 다은은 'steady life' 추천한다. 지속가능한 패션과 옷에 대한 그들의 철학, 브랜드 'steady every wear'의 운영 방식을 소개한다. 유튜버의 감도 깊은 취향과 브랜드, 아이템 추천 콘텐츠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만 스타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나는 극호) 마지막은 '옆집언니 최실장'이다. 이 분의 콘텐츠는 다양하다. 인상 깊었던 영상은 이 분이 가진 패션계의 개인적 견해에 대한 영상들 이었다. 옷과 스타일에 대한 편견이 없고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고 존중해줘서 좋아한다. 혹여나 자신이 명품에 대한 집착이나 잘못된 소비행태를 가지고 있다면 이 유튜버 영상을 추천한다. 나는 사고 싶은 아이템이 있으면 리뷰영상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다른 이들이 착용했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나에게 적용해봤던 것 같다. 굳이 비교하는게 의미는 없지만 나에게 매치했을 때 원하는 무드가 나오는지 상상해보는 것은 도움이 되었다.
서울 '더 현대'에 지하 매장에 가면 수많은 도메스틱 브랜드와 팝업스토어가 매번 바뀌며 열린다. 가서 느낀 점은 터무니 없는 소재와 퀄리티에 형성된 높은 가격이 충격이였다. 물론 브랜드, 마케팅 값이라는게 존재하지만 "이런 소재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이런 가격을 형성할 수 있는가?" 였다. 성수동도 그렇고 더 현대도 그렇고 패션계가 지금 너무 포화상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프 기간 무신사 앱만 들어가도 알 수 있다. 말이 블프이지 재고떨이 느낌이 물씬이다. 누구나 생각하는게 다를 수 있다. 나는 단순히 가성비만 따지며 한 철 입고 버리는 옷을 사기 보다는 한정적인 크기의 옷장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옷들로 채워나가길 선호한다. 모두에게 어울리는 취향을 기르고 예쁜 옷 많이 입고 기분 좋아졌으면 좋겠다. ㅎㅎ (작은 바램)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내가 추천하는 옷과 브랜드에 대한 글을 가져와 보도록 하겠다. 지극히 경험 상 내 생각이 담긴 글이다. 세상엔 정답은 없다.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그걸 표현하고 행복하면 그게 제일 좋은 거라 생각한다. 그게 제일 아름다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