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윈이야기 Feb 18. 2022

바빠서 못쓰겠어

맨날 바쁜 나 자신에게... ㅈㅅ

아내에게 십오 년째 하는 말이 있다.

"언젠가는 작가가 되지 않을까?"


아내에게 십 년째 하는 말이 있다.

"나 글 쓰고 싶어..."


최근 몇 년 전에는 이제 진짜 글을 써보겠다고 했다! (Oh 드디어)

"나 책 내기 전까진 운동(주짓수) 안 할게!"


.

.

.


그렇게 나는 더 이상 운동을 하지 못하는 몸이 되어 버렸다.

자신과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고

이제는 건강까지 잃어버린 돼지 같은 녀석.


소중한 것을 걸면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 있다고 하던데

하루살이 같은 나의 허튼 열정에 이상하게 화조차 나지 않는다.


대체 뭘까 나는... 정말 안 되는 놈인가.

나는 매우 성실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살아온 날들을 슬쩍 살펴보니, 대체로 부지런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게 참...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말을 화면에 옮기는 것일 뿐인데

요즘은 컴퓨터가 알아서 말도 받아 적는 세상인데,

AI가 글을 쓰는 경지에 이른 오늘날에도 나의 핑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어제는 잠을 못 자서,

오늘은 일이 바빠서,

내일은 약속이 잡혀서,

다음 주는 휴가를 가야 해서,

밤에는 강아지와 산책을 해야 하니까,

백신 휴가 중에는 안정을 취해야 하니까,


질병에 가까운 '핑계 중독'

나는 매일매일 새롭고 다양한 핑계로 글을 쓰지 못한다.


따지고 보면 이토록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배가 고프지 않아도 끼니때가 되면 밥을 먹듯이 그냥 그렇게 글 못쓰는 핑계를 써야겠다.


세상에는 글쓰기보다 재미있는 일이 무척 많으니까.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나의 모든 변명을 여기에 묻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