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바다에서 위안받는 법
"생각이 막히고 삶에 근심이 생기면, 나는 화성쯤에 앉아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는 상상을 한다.
화성에서 보면, 지구는 작은 점일 뿐이다. 두려움이나 고통,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작은 알갱이일 뿐이다. 사실_ 별 문제없는 거다."
고향 바다를 맨발로 다니며 친구들과 서핑하던 그때가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던_
시골 촌뜨기 할리우드 스타, 연기 천재, 청춘과 완숙을 다 가진 예술가.
언젠가 히스 레저 인터뷰에서 들었던 말이다.
별로 새삼스러울 것 없는 가볍고 단순한 저 말이- 요즘엔 나를 다시 붙들어주는 위안이 되곤 한다.
궁금했었다, 퍼스가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가 그토록 사랑하고 그리워한_ 코테슬로 해변가에 앉았다.
죽어서도 다시 찾고 싶었던 바다, 가장 낮고 초라했던 시절이었지만_
제일 행복했던 그때의 추억을 그대로 간직해 준 바다.
눈부신 푸른빛으로 둘러싸인 한 낮.
한결 나긋해진 기온과 청량한 바람에_ 마음이 녹아버린다. 이제 정말 봄이 왔다. 마음이 절로 웃는다.
잡은 파도에 바람을 타고 내달리는 서퍼들이 보였다. 한껏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 그걸 보는 것조차 즐거움인 사람들, 부서진 포말에 내동댕이쳐지는 사람, 무너져 내리는 높은 파도에 물결 아래로 쏘옥 몸을 숨기는 사람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해가 빛나 주었다.
고요한 듯 사나운 듯, 따뜻하게 찬 바다에 앉으니 그의 말이 다시 생각난다.
나의 지금, 나의 그때, 그리고 그때의 일들.
그때의 선택과 지금의 나,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 있을 너.
별 것 아닌 작은 점, 미미한 먼지 같은 일, 하찮다 할 부스러기들이 내 머리와 마음속에 계속 맴돈다.
'괜찮다, 괜찮다. 나는 정말_ 괜찮다.' 하고 가슴에 담은 말을 입으로 꺼내어도 본다.
힘이 난다.
그렇지만 이내 되물어본다.
무한한 공간, 영원한 시간에 비하면 일순간의 티끌만치도 못할_
아무것도 아니었던 우리라 해도,
내 무한한 우주 속, 어딘가 조그맣게 떠다니고 있다면_ 다시 끌어다 내 옆에 두고 싶다.
아직까지는, 언제까지나_
나에게 넌 큰 문제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