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3
귀국
조식을 먹고 창이공항 제2터미널로 향했다. 주얼창이까지 가볼 체력은 남아있지 않았지만, 창이공항이 그렇게 좋다는데 제2터미널이라도 제대로 둘러보고 싶었다.
창이공항은 명성대로 예뻤다. 폭포를 형상화한 미디어아트가 눈길을 끌었고, 곳곳이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공간이었다.
남은 싱가포르 달러를 면세점에서 털기로 했다. 신에게는 아직 100싱가포르 달러가 있습니다!
딸이 그토록 소원하던 커플 운동화를 사기로 마음먹고 매장들을 둘러봤다. 딸은 ‘찰스앤키스’의 은색 운동화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두 켤레를 계산대에 올려두고 카드와 현금을 섞어 계산하려는데, 직원이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내민 100싱가포르 달러가, 말레이시아 100링깃이었다.
마지막 날 링깃이 부족해 얼마나 아껴 썼었는데… 이럴 수가.
남은 현금을 사용하겠다는 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재빠르게 트래블카드 환전을 해 운동화를 구입했다. 100링깃은 환전소에서 원화로 바꿨다. 마지막까지 실수를 하는구나.
탑승 게이트로 가 짐을 내려놓고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엄마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큰일났어! 너 비행기 시간 잘못 알았어!! 표 다시 봐봐. 1시 35분 출발이야. 어떡해!”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나 혼자 시간을 착각했나 싶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2년 전, 대만 여행에서 비행기를 놓쳤던 전적이 있는 터라 머리 속으로 비행기 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급히 표를 다시 확인했다.
‘boarding time 13:25’
엄마! 그거 보딩 타임이야!!
내려 앉았던 심장을 겨우 추스르며 외쳤다.
다행이다
마지막까지 순조롭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리울 것이다. 나의 첫 한달 살기.
안녕, 나의 일장춘몽.
#한달살기
#싱가포르여행
#귀국
#공항에피소드
#여행의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