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퍼붓는 빗속을 거닐며

폭염에 내내 시달리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가 반가운 마음에

by 장코코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태양이 항상 반가운 친구는 아니다.

삭막한 더위는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그래서 요란한 이 비가 지난날 모든 상심을 씻어준다.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하늘은 언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더위에 지친 나를 세차게 몰아치는 빗소리가 쓰다듬는다.

힘든 일도, 어젯밤의 고뇌도 이 비가 모두 닦아준다.

인생의 허무함도 이 빗속으로 같이 떠내려간다.

세상은 비 내리는 감동에 살아볼 만하다.

더위는 오랜 시간 우리를 절대로 괴롭히지 못한다.

힘겨운 시간도 결국 반가운 이 비 속에서 사라진다.


숨 막히는 여름은 지나고 서늘한 가을이 우리에게 다가오듯이, 힘겨운 건투도 가을바람과 함께 한가한 여유를 불러오겠지.

그러면 지친 삶도 희망의 되어 곧 내 곁에 다가오겠지.

더위에 지치고 고단하던 나에게 이 비가 고맙다.


이 비가 고마워서, 이 비가 반가워서, 이 비가 마음의 한가운데 오래도록 머물기를.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을 무작정 거닐며 내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 본다.

과거는 나에게 무더운 시간이었지.

하지만 어느덧 내 시간에도 하늘에서 비가 퍼붓는다.

시원한 빗줄기에 내 마음도 내 감정도 다시 힘 솟는다.

쏟아지는 이 비가 나를 하늘 높이 쳐다보라고 말한다.

힘쎈 빗줄기를 쳐다보라고 말한다.


내 삶과 내 시간이 다시 안정되고 고요하게 흘러간다.

그토록 기다렸던 행복한 순간이 다시 돌아왔다.

이 비가 오래 머물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하지만 걱정 마라.

이 비는 곧 한가로운 가을도 데리고 오겠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을을.

그리고 이 비는 또 내년 여름에 다시 내게 찾아오겠지.

그때에 오늘 내 심정을 꼭 들려주고 싶다.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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