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철학과 인생론에 대하여(2)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by 장코코

니체는 "나는 모든 글 가운데서 피로 쓴 것만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피가 곧 정신임을 알게 되리라."라고 말했다.


여기서 '피'는 생명의 본질 또는 삶과 인생 그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피로 쓴다는 것은, "가치 있는 글을 쓰라."라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니체는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이므로 문체는 살아 있어야만 한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글은 살아 숨 쉬는 것이어야만 한다."라는 뜻이며, 살아 숨 쉬는 글은 책상머리에 앉아 떠오른 생각이나 관념을 끄적거린 글이 아니다. 고독에 몸부림칠 때 위로해 주는 글, 삶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글,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게 달리고 싶은 삶에 대한 열정을 갖도록 해주는 글, 역사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는 글, 불의 앞에서도 정의를 소리 지를 수 있는 글, 이것이 삶의 철학자 니체가 말한 피로 쓴 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철학은 단어나 문장만을 나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거짓이고 허상에 불과하다. 철학은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통과 머리에서 터지는 고뇌에서 생성되어야만 한다. 고전을 제외하고는 요즘 이런 철학서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한 고전을 단순히 베껴서 옮기는 작업에서도 진지한 삶의 자세와 철저한 자기 고민이 요구된다.


니체는 "절실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글을 써라."라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글을 쓰는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이전보다 책을 쉽게 출간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책이 그저 저자 자신이 체험해서 알게 된 지식과 정보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통찰이나 가치 있는 글을 쓴 책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이 대중을 바라보며 저급하고 품위 없는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니체는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글을 쓰기 때문이다."라고 질책한다. 이 말의 의미는, 글은 독자만을 염두에 두고 쓸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실천하기에는 오늘날 환경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 내용은 내가 앞의 작품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평'하면서 이미 거론한 바 있지만, 여기에 다시 쓰는 이유는 니체의 이 충고는 작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조건인데 심지어 나조차 어려워서 두려운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내 머릿속에 각인시키다가 문뜩 가장 먼저 떠오른 작가가 있다. '에밀리 엘리자베스 디킨슨'이다. 그녀는 1,775편의 시를 남겼지만, 아무도 그녀가 시를 그토록 많이 썼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녀는 오로지 자신에게 시를 쓴 것이다. 만약 그녀의 여동생이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면 주옥같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어둠 속에 영원히 묻혔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는 그것을 더 원했을 수도 있다. 그녀는 신비로운 존재였으며 그녀의 삶 자체도 신비로운 일상이었다. 니체는 이런 작가가 진정으로 가치 있는 예술가라고 표현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지금도 나는 그녀의 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다음에는 '에밀리 디킨슨'에 대하여 글을 써보려고 한다.



(참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마흔에 읽는 니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