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어둠이 끝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이 내 귓가를 스치고 있다.
마치 사랑의 세레나데처럼
수줍은 아내의 싱그런 미소처럼
길고 긴 터널도 저 앞에서 환한 빛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왜 새벽이 이제야 오는지
답답하고 힘들었지만
기어코 아침 햇살을 데리고 오고 있다.
삶이란 원래 다 힘들고 거칠고
하지만 끝내 먼동이 트는 시간을 가지고 오면서
믿기지도 않고 놀라기도 하면서
지난날 울분을 뒤로하고 차분하려고 애써본다.
고뇌도
슬픔도
한 많은 눈물도
이제야 모두 걷어가는구나.
어느 철학자가 인생이 살만하다고
느낄 날이 있으리라 예언했지만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에게도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고
점점 밝아오는 해가 내 창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얼른 잠자리에서 일어나라고 재촉하고 있지만
못다 끝낸 서러움에 마음만 조아리다가
벅찬 가슴에 쓰러져 눈치만 살피면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나지만
환해오는 주변에 내 몸이 스스로 들썩인다.
여전히 두렵지만
이제는 고개를 들고 새벽을 쳐다보려고
조용히 들려오는 환한 발소리에
이제 꿈인지 생시인지
숨죽여 생각만 하다가
이불을 살며시 걷어내고 일어나서
여전히 걱정이 앞을 가로막지만
어두운 밤 시간은 분명히 아닌 것을 믿으며
용기를 내서 인지하려고 애쓰는데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면 더 믿겠는데
구름과 안개 따위가 흩어져 없게 되어가는 것처럼
비가 그치고 맑게 개어가는 것처럼
눈이 부시게 햇살이 얼굴에 다가오는 것처럼
내 딸의 환한 웃음소리가 귓속에 가득 퍼지는 것처럼
그렇게 가까이 다가온다.
괴로움에 떨었던 사건들이 이제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갑자기 들이닥치는 순풍에 전율을 느끼면서
이 기쁨이 내 옆에서 영원히 함께하기를 안달하면서
새벽이 밝아오는 소리에, 흥분을 억지로 잠재운다.
내 시간이 흘러가는 방향이 어디로 갈지는
변해가는 길목을 지켜보면서 더 확신할 수 있기를
힘들었던 지난날을 기억 속에서 더듬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기를
숱한 고독의 순간들도 의미가 있기를
부디
부디
결국 그런 가치 있는 삶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