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하해슬

환각처럼 눈이 멎을 듯한 눈부심, 소목은 걸음을 멈춘다.

소목의 마음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순간 눈이 멎은 것만 같다.

소목의 울음도 그친 것만 같다.

소복히 쌓이는 눈 너머의 수평선에 저무는 환함이 있다.

어쩐지 그도 저무는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다. 아니, 마음이 아팠다.

그는 무엇을 위해 져주면서까지 저무는 것일까.

그치지 않는 눈이 있다. 멎지 않는 숨이 있다.

차가운 눈송이에 쓰리듯 타들어가는 마음이 있다.

눈송이 내려앉은 손바닥 위, 꽃모양의 열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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