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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보고 나서

영화는 봤는데 영화 내용은 없어요

by 카도


주말에 '한국이 싫어서'라는 영화를 봤다.


고아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영화는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라는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서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설정이었지만, 영화에서는 뉴질랜드로 바뀌었다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 소개 영상을 봤었는데 꽤나 흥미로워 보였다.


그 이유인즉슨 나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13일, 40만원짜리 말레이시아항공 편도 티켓만 끊고

김해공항에서 시드니로 향했다.


시드니에서 약 9개월 동안 지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그때의 일들을 이야기 할 때가 많다.


나는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처럼 한국이 싫어서 떠난 건 아니었다.

'20대', '청춘', '대학생'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어떠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돈도 벌고 싶었고,

영어도 잘하고 싶었고,

여행도 즐기고 싶었다.


흔히들 워킹홀리데이에서는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잡아도 성공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셋 다 잡으려 했지만 하나도 못 잡은 것 같다.


물론 그때 벌었던 돈으로 유럽배낭여행을 가기도 했고,

여행은 할 수 있을 정도의 그럭저럭 영어는 할 수 있었고,

멜버른의 그레이트오션로드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절에 대한 아쉬움은 더 커졌다.

아마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해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고작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은 시간이었다.


누군가 도전하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다.


세 마리 토끼를 잡으라는 말보다는

꼭 토끼가 아니라 무엇이든 잡아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영화로 운을 뗐지만

영화와는 전혀 관계없는 글이 돼버렸다.


워킹홀리데이가, 여행이, 인생이 다 그런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재밌고,

그러니까 힘들고,

그러니까 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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