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층집 3화

왜 항상 예민한 아랫집과 시끄러운 윗집을 만나는 걸까?

by 새벽달

이사 온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아래층 10층 아주머니 인사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화장실 공사가 잘못된 것 같아요 새벽에 씻는 물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요"였다


12층 노부부는 시끄러울 거라는 선전포고

10층 아주머니는 불쾌한 표정과 말투

이웃복이 없어도 이리 없을까 싶었지만

우리 때문에 힘들다는데 개선해야지 싶었다


관리사무소 통해서 연락 주시면 공사할 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같이 찾는데 도움 주겠다 했고

10층 아주머니와 관리실 직원이 방문했다


세면대물, 욕조물을 번갈아 틀며 소리를 들었다

10층은 본인 집에서 들리는 우리 집 화장실 소리 녹음본을 들려줬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도 들리는 윗집 물 쓰는 소리와 다를 게 없어 의아했고 또 샤워하는 소리를 녹음했다는 것에 묘하게 창피했다


나도 10층이 밤늦게 씻는 소리, 떠드는 소리 다 들리는데

아파트는 배관이 연결되어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불쾌함을 속으로 꾹꾹 삼켰다


그 뒤 세 차례 정도를 관리사무소와 우리 집을 들락날락했지만 10층 아주머니는 불만이 가득했고 공사에는 문제가 없고 누수도 없었다


결국 관리사무소는 중재에 피곤했는지 직접 두 분이서 해결하시라며 연락처를 나누라 했다 10층 아주머니는 챗GPT를 이용하여 공사 후 소음이 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하게 그리고 많은 캡처를 해서 카톡을 보내곤 했는데

결국 해결법은 없었지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왜냐하면 화장실 공사에 배관을 건드린 적이 없기에..

(우리 집 배관은 아랫집 화장실 천장이다)


인테리어 업체에 이 문제를 알렸고 방음 솜, 방음재를 가득 들고 와 아랫집의 화장실 뚜껑 배관을 열어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배관을 감싸고 또 얹고를 반복하며 아랫집 화장실 천장 방음 시공을 해줬다


10층 아주머니는 만족했는지 이제 소리가 안 난다고 인사를 전했다

나라면 이 정도 귀찮게 굴고 신경 쓰이게 했다면

고마워서 뭐라도 사들고 왔을 텐데

사람은 다 내 맘 같지 않나 보다 하고 넘겼다


5년은 일찍 늙어버린 듯했다

집에 정이 뚝 떨어진다

12층 소음도 힘든데 10층까지 유난이다


그 와중에 유리, 샷시 틀에서 조차 시공 불량이 생기며 집을 뜯었다 붙였다

재공사를 몇 번을 거치며 이 집과 나는 인연이 아닌가 보다 하고 이사 갈 생각이 뭉클하니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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