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층집 2화

뽑기 실패

by 새벽달

엄청난 발소리에 깜짝 놀랐다

9층집 발망치 수준이 아니었다

천장이 진동하고 온몸의 털이 찌릿하고 곤두서는 느낌

무언가 내려찍는 꿍! 질질 끄는 소리 드르르륵!

여행을 다녀왔나 보다 생각했다


괜찮을 거야 스스로 다독였다

큰 소리들은 이내 사라졌지만

겨울방학이어서 하루 종일 집에 아이과 있게 되면서

층간소음은 점점 견디기 힘들어졌다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11층 노부부를 만났다

첫 만남에 대뜸 ”손주들이 가끔 오는데 좀 시끄러울 수 있어요"였다

다른 어떤 인사도 없는 그 말 뿐이었다

남편은 기가 막혔는지 대꾸도 없이 그저 말없이 인사만 하고 내렸다


이번집 이웃은 망했다


첫 번째 소음

두 번째 집은 사이드집이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고정추가 반대편에 있었지만

이번엔 아이 방 쪽에 고정되어 엘리베이터 "우우우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분명 밤엔 들리지 않았는데?

저녁 9시 이후엔 야간모드라고 조용하게 엘리베이터가 운행한다

아침 7시부터는 주간모드로 전환되어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리가 난단다

어디서 바람이 세게 부나? 싶은 정도의 소음이었지만 한낮에 매번 들으니 좀 거슬렸다

하지만 이건 구조적 문제라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겼다


두 번째 소음

윗집인지 아랫집인지 물을 쓰면 "삐-----" 하는 소리와 "땅땅땅땅!!!" 소리가 난다

시댁에서 자주 듣던 소리라 수격현상임을 알고 있다

관리사무실에서 윗집 아랫집을 모두 살폈지만 알 수 없다고 건조한 태도를 보인다

윗집은 우리가 이사오자마자 민원을 받아 기분이 많이 나빴다고 한다


세 번째 소음

웅얼웅얼 웅얼 안방 벽면에서 사람 목소리와 노랫소리 같은 게 자꾸 난다

처음엔 사람들 목소리가 커서 말소리가 들리나?

싶었지만 아랫집은 티브이가 없다고 했기에

이건 분명 윗집 소리다 싶어 올라갔더니

방화문을 열자마자 12층 대문 앞이 쩌렁쩌렁하다


네 번째 소음

역시나 심한 발망치와 의자 끄는 소리

국국국하고 바닥을 울리는 소리 티비 소리 등

소음의 집합체 같은 윗집이었다

과일을 들고 인사차 윗집에 인사를 갔을 때의 일이다

"띵동" 벨을 누르자마자 들리는 엄청난 발망치 소리

꽝꽝꽝 찍어대며 인터폰을 받았다

“누구세요???"


인터폰을 켜지 않아도 문을 넘어 들리는 큰 목소리였다


그것이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의 이야기다

이전 11화11층집 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