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맞는 TV를 개발해 주세요
티비 켜고 끄는 효과음을 없앤 지
어느 정도 지났으려나 또다시 웅웅대며 거실과 안방을
울렸다
난 아이가 학원에서 마칠 시간이라 데리러 나갔고
남편에게 12층 윗집에 직접 이야기를 해달라 부탁하곤 집을 나섰다
집에 돌아왔을 땐 제발 그 웅얼웅얼 소리가 안 들리기를 기도했다
집보다 운전 중인 차 내부가 더 조용할 정도
학원에서 아이를 데려 온 저녁 남편은 12층을 다녀왔고 음향 효과를 아무리 조절해도 특유의 웅웅 거림을 잡을 수 없었다고 그냥 참고 살고 일부러 크게 트는 게 아니니 스트레스받지 말라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지난 두 번째 집에서도 남편은 자꾸 찾아가지 말고 그냥 두라고 했다
한 두 번 얘기해서 말이 안 통하면 안 되는 거라고!
나도 안다!!
남편 말을 듣고 왜인지 어쩔 수 없는 걸로 자꾸 방문하는 것 같아 미안함이 들어 다음날 집에 있는 포도 한 박스를 들고 올라갔다
저번에 빈 손으로 왔어서 미안했다는 말도 전했다
12층 할머니는 티비 소리가 들린다면 미안한데
경비실에서 연락이 오면 기분이 나쁘다고
차라리 어제처럼 불편할 때는 찾아오라고 했다
늦은 시간이라 직접 오면 폐가 될 것 같아 경비실을 통한 거라 전했고 그게 더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하다 했다
(피해자가 왜 사과해야 할까?)
다음날 할머니는 작은 소고기 한팩을 들고
티비소리때문에 매번 미안하다며 건네고 갔다
또 그다음 날엔 할아버지가 아기과자를 한 보따리 주고 가며 할머니가 귀가 안 좋은지 소리가 커서 줄이라고 하면 안 들린다 하고 볼륨을 안 내린다고 고집을 부린다 하며 미안하다 했다
볼륨이 큰걸 알고 있으면서 안 내리는 거구나..
남편말이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알면서 안 고치는 거다”
그래도, 첫인상에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지
이렇게 윗집에서 조금이라도 노력해주고 있잖아! 하며
혼자 위안 삼았다
하지만 며칠 뒤 티브이소리는 또 웅웅 시작되었다
그것만 있으면 다행이었다
심해지는 발망치에 내 귀가 트이고
안마의자 소음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편안해야 할 내 집은 불편하고 불안한 곳이 되어
아이가 등교하고 나면 도서관 카페 마트를 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