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엄마

그리고 사랑해

by 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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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남편이 코로나에 뒤늦게 감염되고, 남편이 격리가 끝날 즈음 첫째 아이가 감염이 되면서 나도 아이들도 집안에서 2주간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아이는 재감염이었는데 열도 없고 증상이 경미했다.


격리 기간 동안 집안은 나를 가둬놓은 우리나 다름없었다.

닫힌 공간에서 하루의 챗바퀴를 돌리다 보니 집안은 열과 밀도가 굉장히 높은 공간이 되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발소리가 나의 머리를 쿡쿡 두드리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뛰지 마."라는 말을 달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지르면서 노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힘들게 청소하자마자 장난감 더미들이 널브러진 바닥을 보고 있자니 좀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은 종일 같이 붙어있으니 심하게 서로 투닥거리기도 했다. 둘이 싸우다가 둘째가 블록으로 조립한 장난감으로 형의 얼굴에 상처를 내기도 했다. 첫째가 울고, 연이어 둘째가 울면서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집안에서 놀 것들이 바닥이 나면 심심한 아이들이 나에게 조르르 와서 요구사항을 이야기한다.

"엄마가 나랑 놀아줬으면 좋겠어."


격리로 인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측은하기도 하지만,

본능적으로 내 마음과 몸은 잔뜩 웅크리고 날을 세운다.

아직은 엄마의 고충을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속마음으로 외친다.


오늘은 제발 엄마를 혼자 내버려 두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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