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철로에서

그리고 그리워해요

by 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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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아홉 번째 기일이다.

나는 기차를 타고 내 고향으로, 엄마의 고향으로 간다.

기차역에 홀로 서면 마음속에 번져오는 기억이 있다.


10년 전 지방에 계신 엄마가 항암 치료를 위해 서울에 올라오셨고, 나는 서울역에서 엄마를 만났다.

그리고 엄마가 항암 투병 끝에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선고를 받은 날,

서울역에서 엄마는 다시 고향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아버지가 마중을 나오셨고, 나는 부종으로 제대로 걷기 힘든 엄마를 부축하였다.

아버지와 같이 기차에 오른 엄마의 하얗고 깡마른 얼굴이 창문 너머로 보였다.

유리창 너머로 엄마가 갑자기 나를 보고 울음을 터트리셨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그렇게 슬프고 찡그린 엄마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멈추지 않는 엄마의 눈물과 함께 기차는 떠난다.

텅 빈 철로에 서서 나는 한참을 울었다.

내 마음도 뿌옇게 일그러졌다.


엄마를 태운 기차는 다시 서울역에 오지 않았다.

엄마도 그게 마지막인지 알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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