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달빛처럼 나를 비추네

그리고 사랑해

by 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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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첫째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는 둘째. 형제라도 각자가 지닌 색깔이 너무나 다른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그 고유의 빛깔이 선명해지는 것 같다. 온순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첫째와 달리 예민하고 고집이 센 둘째. 첫째가 평온한 푸른 바다 같다면, 둘째는 타오르는 빨간 불꽃같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첫째보다는 둘째와 부딪히는 일이 많다. 첫째는 대부분 나의 말을 잘 수긍하고 따르는 편이라면, 둘째는 버럭하고 반기를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일 둘째와 내가 티격태격 하면서도 사실은 그 마음이 전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내 성격이 아이에게 온전히 있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착하긴 하지만 고집이 무척 세서 내가 어렸을 때 많이 힘드셨다고 하셨다. 지금에서야 아버지의 그 마음이 내게 전해진다.


잠들기 전에 아이들이 먼저 스스로 양치를 하고 나서 내가 한번 더 꼼꼼히 이를 닦아주고 치실도 해준다. 그런데 어느 날은 둘째가 내가 닦아주는 게 자기 맘에 안 드는지 팽하고 토라져서 칫솔을 내게 넘겨주지 않고, 혼자 마무리까지 다 하겠다고 하였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결국 내가 손을 들었다. 아직 혼자서 치실을 어금니 사이에 끼워 넣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마무리가 안되었을 거라는 걸 알지만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둘째는 툴툴거리는 발걸음으로 침실에 들어와 누운 뒤,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올린다. 나도 부글거리는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고 그 옆에 나란히 눕는다. 불을 끈 검은 방 안에 서로에게 토라진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이리저리 뒤척이던 아이의 커다란 움직임이 사라지고 이불을 들썩이는 깃털 같은 숨소리만 들린다. 어둠이 익숙해지자 곧이어 하얀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한참 동안 빤히 바라보다가 한 손으로 보드라운 얼굴을 어루만진다. 이내 요동치던 내 감정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아이의 동그랗고 매끄러운 얼굴이 달빛처럼 고요하게 나를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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