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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7시간전

거인의 몰락 (Feat. 롯데케미칼)

사채권자 집회 참석, 은행보증 회사채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도 점차 사그라드는 모양새입니다.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의 부정적 뉴스들도 조금씩 안 보이는 걸 보면, 위기 루머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듯해요.


최근 롯데케미칼 발행채권 EOD 관련하여 사채권자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이런 회의에 참석했는데 예상한 것보다는 분위기가 몽글몽글 했던 것 같아요.


관련한 내용들을 정리해 봅니다.


참고로 집회는 회차별로 '의장선임 → 사채권자 집회 설명 → 회의 선포 → 의안 심의 → 결과 발표 → 폐회'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소리가 국회를 연상시켰습니다. ㅎㅎ


1. 롯데케미칼은 망할까?


먼저 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그냥 재무적으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3개년 연속 영업적자 시현한 건 맞아요.


그래서 재무안정성이 무너졌나?


아뇨. 아직 부채비율이 100%도 안됩니다. 오히려 한화솔루션 비율이 더 안 좋아요.


부채비율만 가지고 재무안정성을 판단한다는 비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도 살펴봅니다.


자본에서 이익잉여금으로 쌓아둔 것도 자그마치 12조 수준입니다. 상당한 자본 버퍼.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우려가 있지만 그것도 해결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자세한 건 아래에서 계속!


2. EOD 채권 상환 가능할까?


금번 EOD 채권은 약 2조입니다.


그런데 최근 분기 현금성 자산만 3.5조가 넘어요.


극단적 가정으로 영업 다 멈추고 현금을 채권 상환하는 데 사용해도 막을 수 있는 규모입니다.


'빚 갚느라 돈 다 쓰면 운전자본이 없지 않으냐?'라고 항의하실 분들 있을 겁니다.


그런데 비주력 회사 매각을 통해 (롯데렌탈 - 1.5조, 롯데캐피탈 - 1조, 롯데카드 - 0.5조, Tag along 조항 삽입) 약 3조 정도를 그룹에서 추가로 조달할 수 있어요.


말 그대로 현금 다 안 써도 그룹에서 지원받아 해결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물론 형태는 유상증자로 들어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무안정성 지표는 더 좋아질 겁니다.


3. 그렇다면 이런 루머가 왜 나왔나?


첫 번째는 메르 블로그에서 들었던 것인데 신빙성 있는 추정이라고 생각해요.


바로 롯데케미칼의 사업부를 인수하고 싶은 사모펀드 쪽에서 관련 정보를 흘렸을 거라는 것.


물론 추측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Evidence는 없습니다만, 좋은 사업부를 싸게 사고 싶어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일리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https://www.safemone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70

두 번째로는 롯데케미칼 주력 자회사인 롯데건설의 헛발질.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롯데건설의 재무지표는 롯데케미칼과는 질적으로 상당히 다릅니다.


지표 자체가 좋지도 않고 앞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죠.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 발목을 잡을 것이다'라는 판단이 동사에 대한 View를 더 안 좋게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https://www.startup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839

롯데케미칼을 정리해 보면서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체 대표기업들의 재무지표와 성과를 체크해 봤습니다.


LG화학,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대부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금호석유화학이 제일 나아 보임)


더군다나 우리나라 1등인 LG화학은 최근에 무디스 신용평가등급도 하락했어요.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35934

그렇다면 '모든 업체에 대한 투자를 당장 중지해야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지금은 말 그대로 산업 자체의 사이클로 인해 침체기일 뿐.

https://m.inews24.com/v/1793508

어려운 보릿고개를 견디고 난 다음에는 늘 그렇듯이 큰 수확기가 다가오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이 시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느냐는 각 기업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죠.


발언권은 거의 없었던 사채권자 집회였지만 나름 의미 있었습니다.


부디 롯데케미칼이 혹독한 산업 구조조정기를 잘 버티고 나아지기를.


P.S. 간만에 들른 롯데월드타워 사진들로 사채권자 집회 참석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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