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의 인수합병을 보며 드는 생각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서 꽤 큰 인수합병이 떴습니다.
https://dealsite.co.kr/articles/143765
OK금융이 그동안 말 많던 상상인저축은행을 제 기준 헐값에 인수했네요.
최초 금액 대비 50% 정도 할인해서 사다니...
그야말로 후덜덜한 협상의 기술입니다.

물론 피인수대상의 연체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인수 후 통합과정에서 추가로 자금이 들어갈 위험성은 있겠지만, 해당 부분을 반영해서 매각가를 큰폭으로 할인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 중형 저축은행인 페퍼저축은행도 매입하려는 듯 보입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진격의 모습입니다.
https://v.daum.net/v/20250705100900155
교보생명에 매각하며 사세를 키우려던 SBI저축은행쪽에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모양새인데, 만약 두 개 저축은행을 추가로 매입한다면 시장에 꽤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시중은행과의 비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나름 잘하고 있다고 여기는 전북은행의 최근 총자산이 약 24조 수준인데 OK저축은행이 상상인과 페퍼마저 인수하게 되면 총자산이 20조에 육박하게 됩니다.
거기다 전국구 영업망까지 갖추게 된다면?
은행을 규모나 순이익 측면에서 쉽게 따돌리는 저축은행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규모면만 본 것은 아닙니다.
하이 리스크 - 하이 리턴이라는 환경에 오랜기간 단련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유독 부족한 하나가 규모였는데 이제 그것도 채워진다면?
생각보다 무서워질 수 있는 것이죠.
사실 그간 국내에서 저축은행의 이미지는 은행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과거 미래상호저축은행 같은 사기에 가까운 잘못된 경영 등이 한 몫 했다고 봅니다.
(예전 이 저축은행에서 대출해줘서 경매로 넘어온 나이트 클럽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나이트클럽 매수자가 목사였다는 것. 나이트클럽의 스테이지가 설교하는데 딱 좋다나 뭐라나...거짓말 같지만 리얼 실화임)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5/06/2012050600977.html
하지만 지금은 저축은행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규모면에서도 꽤 많이 성장했고 실력도 좋은 곳이 주변에서 많이 나오고 있죠.
인수금융 시장에서도 덩치 큰 시중은행보다 딜을 더 잘, 그리고 활발하게 보던 곳이 제 기준 대형 저축은행들이었어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유일한 약점이 규모,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였는데 이번 인수합병이 현실화 된다면 은행들도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적으로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는 에큐온 저축은행도 조만간 시장에 나올 것 같은데, 말 그대로 폭풍전야입니다.
생각해보니 해당 인수금융은 과거에 검토도 했었고 투자도 했었습니다. (주변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https://m.fntimes.com/html/view.php?ud=202402180141244122dd55077bc2_18
금번 딜 협상을 OK쪽에서 누가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게 잘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갑자기 드는 생각.
'대체 이들의 자본 조달력이 얼마나 되는거야!'
무서워지는 저축은행을 지금은 주목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인수합병은 저렇게 조용히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