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여행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분들을 추모합니다

by 롤코


이 세상 모든 생명이 놓여진 그곳은

수많은 종착역으로 길게 늘어진 선로와도 같다

기차 경적소리와 꼭 닮은 깊은 한숨을 내뱉고,

수많은 궤도 위의 덜컹거림을 느끼며

앞을 향해 나아가다

그 앞을 가로막은 빨간색 점등이 보이면

기차의 고된 노력으로 내뿜던 연기들이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기차의 연료는 그 힘을 다하고

객실 전체의 모든 전등은 소등된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멈춰 서야 할 때를 알고 멈춰 선

열차의 모습과 꼭 닮아있다

하나의 점으로 연결된 한 줄의 궤도들이

저 멀리 안 보이는 그곳까지 뻗어있지만

빨간색 신호등 앞에서 우리는 모두 멈춰 서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또 마음으로 알기에

그 누군지 모를 그가 정한

운명의 신호를 받아들여야 한다


.

.

그 기차의 주인은 그렇게 어느 종착역에 내렸다

고된 삶 속에서 돌보지 못한 자신의 마음을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에 그려진

창문 밖 자연으로 치유하며

처음 가보는 그 낯설지만 설렘 가득한

그 여행지에서 말이다


그렇게 낯선 땅을 밟고

곳곳이 풍기는 자연 그 날것의 냄새를 느끼며

땀으로 젖었던 자신의 삶에

스스로의 보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급한 마음에 채 정리하지 못하고

남겨두고 온 것이 많아

그의 등 뒤에 메 있는 배낭의 무게는

더욱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서로의 기차는 달라도 궤도 위 선로는 하나임을 알기에

다시 만날 그날 그 순간까지

더욱 아름답고 감사할 두 번째 여행을

더 이상 땀이 아닌 행복의 웃음으로 젖으며

그 기나긴 여행을 즐기기로 하였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분들을 위한

추모의 글을 글을 마치며


현재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경험이기에

삶과 죽음의 그 경계의 해답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냥 단지 그게 뭐가 됐든 우리들의 삶에는

늘 시작과 끝이 있다는 삶의 순리를 받아들이고

온전히 그 슬픔을 느끼고 그렇게 서서히

차마 못다 한 작별의 인사를 다 할 수 있는

그날로 흘러가길 바라며

부디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