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유독 추웠던 1월

by yina




어제 새벽, 2월을 맞이하는 눈이 내렸다.

엄청 추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다행...

포근히 땅위에 쌓여있는 눈처럼, 바람도 고요했다.

봄이 얼마 안 남았다는 듯이...

잘가, 유독 추웠던 1월

내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중에서 유독 chop suey ,이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영화 색계에서 여자와 남자가 식당에서 마주앉아 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실제 이 그림의 배경도 중국.

아마 그 여주인공처럼 스파이가 되어, 가장 위험하고 불행한 사랑을 체험해보고 싶은 나의 치기어린 갈망이 깃들어 있는 것이리.


우연히 물에 젖었다 말린 시엽서를 찾았다. 이 시를 읽고 든 내 생각은, 나는 당신 때문에 숨이 막히는 심장을 부여 잡겠다. 그리고 설사 마지막 생이 될지라도 내 두 눈으로 당신을 똑똑히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나 때문에 오래 오래 그리워하느라 헤진 그 심장을 꺼내서 안아주고 싶다,


인생에 흐트러짐이 발생했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에 대한 나열. 책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 하고, sns에 잡다한 글에 기웃거린다. 그리고 핸드드립으로 내려 먹던 커피 대신 스타벅스, 메가커피에 적립금을 쓰는 일이 잦아진다..


다른 건 몰라도 활자에 대한 욕망은 지켜야 한다. 욕망을 지키는 일에도 인내가 필요하다는 아이러니함…


지난 주말, 번호표 뽑고 1시간 기다린 결과물.


실제의 현실속을 살고 있지만, 잠재적인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우리의 삶.

누군가의 글을 읽을 계속 읽는 이유.


사진은 1월의 마지막 날, 저녁. 매우 매우 추웠던 날.


종로를 좋아하는 이유,

5월이 되면 연등행사할 때 등불이 켜진 알록달록한

풍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프루프록의 연가에 등장하는

귤껍질과 톱밥이 흩어진 거리의 모습과 가장

문학적으로 유사하다고 느끼기 때문..


보쌈골목사진. 2월의 첫 날 저녁.

천막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느낌이 한 여름 같아서 좋다.

다른 데 보다 특별히 보쌈이 맛있는 건, 안 비밀

가뭄에 콩나듯, 흔치않은 모습. 머리 풀어헤친 날.


서른 세살의 나는, 삶을 조금 더 멀리 바라보고,

더 자세히 읽고, 자신있게 쓰는 내가 되어보도록 하자.


02 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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