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비평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을 사랑했다. 그리고 캐서린도 히스클리프를 사랑했다. 이 작품은 히스클리프가 흑인,고아라는 점에 빗대어 계급차별, 폭력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 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사회적 문제와는 아무 상관없이 너무도 문학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히스클리프는 고아로 태어났고, 집안 사람들이 노예처럼 하대하는 존재다. 그런 히스클리프를 캐서린은 처음에는 사랑하는 듯 하지만, 점점 그를 멀리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함부로 대한다. 히스클리프는 그런 캐서린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 앞에서 다른 여자와 포옹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 여자와 결혼까지 해버린다. 더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그 여자가 자신의 남편의 여동생이라는 점.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되어 있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은 거야.”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의 영혼과 자신의 영혼이 같다는 말을 진리처럼 되뇌인다. 그러나 그 맹신적 사랑을 저버리고, 사회적 체면, 부 때문에 다른 남자(에드거 린튼)를 선택한다. 결국 캐서린은 그런 자신을 합리화 하거나 때론 오열하면서 괴로워 하게 된다. 이는 사랑과 체면 앞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내면을 처절히 보여주는 것이다.
히스클리프는 그런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위에서 얘기했듯이 캐서린의 남편의 여동생과 결혼하고, 캐서린의 오빠(힌들리)를 도박에 빠지게 하여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러나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자신과 결혼한 여자(이사벨라)에게 온갖 혹독한 폭력과 욕을 일삼으며 잔인하게 대한다.
히스클리프는 왜 이사벨라에게 잔인하게 대해야만 했을까?
캐서린을 향한 자신의 복수가 정당한 것이면서도, 캐서린을 향한 사랑 또한 정당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고 싶은 모순적 욕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나 사랑은 정당하게 한거야. 나는 그녀의 가족을 괴롭히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지만 그래도 나는 아름다운 사랑을 한 거야. 그러니까 나는 누구보다 부도덕 하지만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순수한거야. 알겠어?’
(필자 편집)
이사벨라와 결혼했으면서도 캐서린을 향한 자기 사랑의 순수성은 지키고 싶은 모순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일삼는 것이다. 사랑의 순수성은 그렇게 지켜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로 도덕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결벽증 때문에 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리.
결국 이 작품이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이유는 사랑의 끝은 파멸을 불러일으킨다, 사랑이 클수록 증오심과 분노가 커진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 아니다. 히스클리프의 깊은 사랑에서 오는 치명적 모순과 그에 따른 폭력성, 그것으로 인해 처절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심연을 가감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에드거 린튼이 히스클리프를 집안에 못 들어오게 하는 부분
돈 많고 안정적인 사람들은 불안정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몰아낸다
내가 부도덕한게 아니라 너가 부도덕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