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과 사랑 시 비평

대화 형식의 비평

by yina



본인이 쓴 시에 대해 우연히 이뤄진 대화 형식의 비평





질문자 : 거,구,이, 이렇게 말을 더듬듯이 시를 쓰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작가 : 말 더듬이가 화자에요. 가장 바보같은 사람이 하는 말. 바보가 바라보는 투명한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에요.



질문자 : 그러면 방사능 때문에 검은 색 양말에 구멍이 났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작가 : 화자는 바보고, 화자와 대화하는 친구는 지적이고 사랑에 목말라 있는 인물인데, 그 화자의 친구가 바보를 놀려주기 위해 핑계대는 말이에요. 실제 구멍이 상징하는 바는 ‘가난’이에요. 즉 우리의 가난. 그 가난에서 좀 더 폭넓게 보자면 ‘우리의 삶은 왜 이렇게도 척박한거야?’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열심히 살지 않아서? 물가가 올라 돈이 없어서?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거 아니에요. 인간에게 이 척박한 삶이라는 것은 그 어떤 시대에 어느 곳이라도 운명처럼 찾아드는 거에요. 방사능은 그런 가난처럼 피할 수가 없는 거에요. 그리고 방사능이 뭐에요? 인간의 문명이 오염시킨 무엇이라는 거에요. 인간의 문명으로 인해 오염되어서 느끼는 정신적 착각 같은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 시는 인간이 원시적인 사랑을 할 수가 없고, 문명의 틀 안에서 남자는 예쁜 여자만 바라고, 여자들은 돈많은 남자만 바라는 모습… 즉 이 시는 그런 문명 사회에 대한 비판이에요.



질문자 : 그렇다면 마지막에 ‘ 사랑해 병신!’ 이 의미는 다른 사람들은 나이트클럽 안에서 눈치보고 썸타려고 할 때 혼자서 원시적이고 솔직한 사랑을 해냈다는 거군요?



작가 : 네 맞아요.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바보인 화자는 지적인 친구에게, ‘누가 나이트클럽에서 그러냐?’ 이런 시선인 것이지만, 실은 남들이 하지 못 하는 용감한 사랑을 한 것이죠.



질문자 : 그런데 작가님은 왜 가난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하시죠? 돈을 열심히 벌어서 부자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작가 : 왜냐하면 ‘가난이라는 착오’는 피할 수 없다는 거에요. 착오 혹은 착각?



질문자 : 착각이요? 가난이 착각이라고요? 그게 무슨 의미죠



작가 : 잘 생각해봐요. 우린 많은 돈이 없어도 삼시세끼 먹고 잘 살아요. 인류가 오천년 동안 희망한 현실이 지금 노숙자의 삶이에요.



질문자 : 왜죠?



작가 : 왜냐하면 인간은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질문자 : 허영심 얘기하시는 거에요?



작가 : 네, 네. 허영심이요.



질문자 : 그렇군요. 그러면 작가님이 쓰신 시 중에 지금 바로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면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작가 : 지금 바로요?



질문자 : 네, 지금 바로요.



작가 : 음... 제가 쓴 시절인연 이라는 시 중에서 "벽에 비친 보리수 나뭇잎들의 그림자" 이 부분이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질문자 : 그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작가 : 제가 유모차 타고 다닐 때, 아주 어릴 때 집 근처에 커다란 보리수 나무가 있었어요. 그리고 빌라 바로 옆에는 지하철이 지나다니고 있었죠. 엄마가 유모차에 태워서 저녁에 산책 나오면, 가로등 불빛 아래서 나뭇잎은 고요히 흔들리고, 철도 지나가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죠. 그때 그 기억이 좋게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질문자 : 그래요 이나씨. 그럼 마지막으로, 글을 계속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작가 : 글을 계속 쓰는 이유요?



질문자 : 네. 예를 들어서 저는 명상을 하기 위해 글을 써요.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죠.



작가 : 음.. 저는 유일하게 문학이 제가 가장 잘 하는 것이라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사람은 못 하는 걸 하면서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노력은 잠깐이죠. 그냥 단순히 제 스스로 가장 잘하는 것이라 느끼기에 멈출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더 잘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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