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2021)
남자 : 생각을 해봤는데요... 그냥 뭐, 해야되는 일이면 해야지 했는데 속으로는 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전에는 그냥 남들이 하니까 다 해야지 그랬는데, 그 친구 때문에 도저히 못 하겠어요. 남자가 여자를 마음없이 안고 키스하는 것 그런 행위를 가짜로 한다는 게 죄스러운 것 같아요.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놈의 죄가 있다는 거야
장난으로 안든 연기로 안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다 사랑이야 작게라도 좋은 것 밖에 없어 참 답답한 친구네
왜 그래 젊은 친구가 왜 그래!
홍상수의 영화 introduction (인트로덕션) 의 한 장면.
남자는 배우지망생인데,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키스나 포옹을 못 하겠다며 고뇌한다. 옆에 있는 남자의 엄마가 그 고민을 감독에게 털어놓고. 감독은 그의 고민에 대해 세속적으로 반응한다. ( 감독은 전형적인 바람둥이 타입의 인물)
이 장면은 겉으로 보기에는 남자가 진심이 아니라면 절대 키스할 수 없다며,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순결성을 놓고 고민하는 듯 하지만, 이 남자 스스로도 모르는 것이 있다.
이 남자는 사실 한번이라도 키스를 하게 되면 사랑의 마음이 움직이기에 본인도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두려워서 못 하는 것이다.
마음속에 대포밖에 못 쏘는 거에요.. 키스를 하게 되면 본인에겐 너무 큰 사랑의 언약이 되어버려요... 그러니,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고 같이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만, 마음놓고 그 사랑의 무거운 괴로움을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연기로 키스를 할 수 있는 건 돈과 키스를 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저런 사람들은 사랑과만 키스를 할 수 있어서 그런거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로 생각하고 키스할 수 있는 건, 강함에 이끌려서 그래요. 돈이 강하잖아요.
그러므로 마음속에 대포밖에 쏠 수 없는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순간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 때문에 파멸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 파멸이 두려울지라도 우리 미친듯이 사랑해요.. 참지말고 그래야 삶이 뭔가 채워지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