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통화를 끊고 나서 생각했다. 알고보니 나는 문학보다는 늘
사랑에 목말라 있는 인간이면서, 우아하고 고고하게 문학을 하고 싶다는 거짓말을 했구나, 라는 것을.
나는 점점 지독한 운명론자가 되어간다. 어떻게든 운명대로 흐르겠지? 무조건 let it be, 이것 말고는 답이 없다?
이토록 찌들고 얼룩진 인생을 살아가야함에 있어서, 내 정신적 감각이 그렇게 예민하고 고결하지 않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가끔은 서른 두 세살(?)(나는 94년 생이지만 닭띠니까 32 혹은 33?)의 해를 지나오면서 봐왔던 ktx 기차안에서의 스쳐가는 풍경을 떠올린다. 그리고 일종의 위안을 삼아본다. 12월이 다가올수록 차가워지는 기차안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 그러다 보면 부산 밤바다의 바람을 맞이하고 싶겠지.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여행이나 어떤 시간적 여유에서 낭만을 찾지 않으려 해...
프루프록의 연가에서 나왔듯이, 길거리의 널부러진 귤껍질과 톱밥냄새, 진정한 속세의 냄새를 들이키는 것만큼 문학적인 것이고 아름다운 게 또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려 해요.. 지금은 내 삶의 시기가 그런 것 같다.
상처주는 것, 상처받는 것, 그러다 또 사랑하는 것.. 이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결국 성장으로..
그러나 사실, 나쁜 일들은 전부 성장하는 것이라고 최대한 활용해야지만이 살아지는 나약한 삶이라고..
09 18 2025
어제 출근 길ᆢ
한동안 무선이어폰 잘 쓰다가 다시 결국 줄 이어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