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에어, 여자는 남자가 장애인이 되기를 바란다

비평

by yina


제인에어는 아버지가 딸에게 가장 많이 선물하는 책, 여자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교과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볼품없는 남자가 되었음에도 로체스터를 사랑하는, 제인에어의 순수한 헌신을 숭고하게 그려낸다. 그런데, 이 숭고한 헌신에는 또 다른 이면이 존재한다. 이 여자가 자신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해 남자를 장애인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가. 물론 소설 속에서 로체스터가 눈이 멀게 되고, 손을 잃는 고난은

불에 타는 집에서 전처를 구하려다 발생된 일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능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숭고한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불구가 되어서라도 그 사랑을 실현하고 싶은 잔인한 욕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늘 자기 자신의 사랑을 어떻게든 합리화 시키고 싶은 욕구가 존재한다. 남들이 보기에 어떻든 나의 로맨스 만큼은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도덕성도 상징계적 도덕성과 상상계적인 도덕성으로 나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상상계적인 도덕성이다. 내 욕망은 무조건 아름다운 거야. 그래서 제인에어도 내가 한 남자를 좋아해, 그래서 내가 이 남자를 완전히 사육시켜서 감금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 남자를 구원해준 거야. 그런데 구원하려는 것, 구해주려는 것이 이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 한다? 남자를 장애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다음,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게 해버린다. 그렇다. 즉 여자들은 자기 남자가 장애인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동시에 돈은 많고 부유해야 한다. 전처도 불에 타버려서 죽어버리고, 로체스터는 불구가 되어서 그 많은 재산은 결국 제인에어가 상속 받을 것 처럼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너무도 노골적으로 여자들의 이기적인 장애인 로맨스 판타지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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