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전에 알고 지내던 50대 남자가 하나 있었다. 스무살 때부터 나와 문학적 담소를 나누던 사람으로,
거의 10년간 연락이 끊기지 않은 채 펜팔친구 처럼 대화를 나누던...
어느 날 그 사람이 이사를 간다고 그랬다.
- 갑자기 이사는 왜 가요?
- 지금 사는 집이 좀 어두워서요... 햇빛이 잘 드는 집으로 가보려 해요.
... 그리고 며칠 뒤
- 이사는 잘 하셨어요?
- 네,,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안부 인사 해주셔서 고마워요..
- 책은 요? 책도 잘 옮기셨나요?
- ... 아니요. 책은 전부 버렸어요.
- 왜요? 그 많은 책을 왜 그대로 버리신 거에요
나는 당황해서 말했다. 그러자 그이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 버려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제 머릿 속에 다 있거든요.
- 그래요? 제가 드렸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요?
- 네...
나는 그 때 생각했다. 그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모든 것을 미련없이 버릴 수 있을 만큼 물질을 영원한 예술로 승화 시키는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