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히 개입하지 않기
상담을 할 때 유독 돕고 싶은 마음이 큰 경우가 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든지, 내가 했던 고민을 하고 있다든지, 내가 겪은 어려움과 비슷한 일을 당하고 있다든지.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은 어찌 보면 상담자로서는 당연한 마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마음이 너무 앞선 나머지 상담의 에너지가 되기 보다 개입을 하려는 성급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늘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결혼, 부모에게서의 독립, 직업, 관계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는 때. 아무 것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이 때에 선택해야만 하는 무거운 마음. 걱정과 두려움을 공감한다. 때로는 피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을터. 그래도 어떻게든지 해결해보려고 상담 받으러 나온 발걸음에 박수 쳐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그를 처음 만났다. 무엇 때문에 왔는지. 그 무엇이 어디서 기인한 어려움인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충분히 들어야 했고 그의 말과 표정을 따라가야했다. 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도와야 한다는 욕구를 아마도 이긴 것 같다.
집에 돌아와 복기를 해보니 충분히 듣기를 잘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생각에 의존하고 수동적인 그에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질문으로 마무리하길 잘 했다. 하마터면 내담자에게 투사할 수도 있었다.
이 순간에 이런 질문은 균형잡힌 상담을 가능케 한다.
"지금 내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이 사람을 위한 걸까,
아니면 내가 예전에 못했던 걸 대신 해주고 싶은 마음일까?"
오늘의 작은 승리가 다음 상담에도 기대와 희망을 가지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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