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간의 대화
“언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그 질문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언어가 없는 세상을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으니까요.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언어는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데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언어를 갖지 않은 아이들에게 세계는 어떻게 비칠까요? 언어를 가진 어른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인식할까요, 아니면 오히려 덜 인식할까요?
저희 아이는 일본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두 언어를 익히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아내와 저는 각자의 언어로 아이에게 말을 걸자고 약속했거든요.
저는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영혼 간의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까지 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은 국제결혼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고민일 것입니다. 선배 부모님들의 지혜도 듣고 싶습니다.
요즘 들어 아이가 점점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습니다. 아이와 점점 깊게 연결되어 가는 느낌이 듭니다. 언젠가는 부모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