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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 고찰 [2]

버크의 학생시절-공론화

by 평사원철학자
끊임없는 현실적용을 통한 경험적 지식의 축적
지식인의 참된 모습


커피 하우스의 탄생

18세기 대영제국, 절대왕권에 대항하는 부르주아 신계급의 탄생은 공적영역에서 개인들 간의 공론장을 형성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coffe house"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 때부터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과학적 근거를 들며 주장할 수 있는 새로운 관습은 자립적인 개인들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버크도 스코틀랜드식 계몽교육에 앞서있던 퀘이커 기숙학교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적 호기심의 만족

1744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에 진학한 버크는 과학적 커리큘럼으로 편성된 논리학, 형이상학, 천문학, 물리학을 공부하며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켰다. 동시에 고전문헌을 탐독하며 당시 당면한 사회의 여러 부당한 모습들을 친구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글을 편집했다.



현실에 적용하는 이론들

버크의 지식이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고 주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더욱 세련되어 갔다. 특히나 아일랜드가 당면한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지를 자신이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고찰한다. 1747년 몇 명의 친구들과 결성한 ‘Club’ 은 언어 사용의 세련화를 통한 취미(생활양식)의 개선을 목적으로 했다. 주 2회에 걸친 예술과 과학에 관한 토론은 책 속의 지식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현실세계와 소통하며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진정한 변혁

버크는 학생시절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거는 시민들을 향한 애정을 품고 개인들의 취미생활(생활양식)의 변혁을 꾀했다. 그 변혁의 주체는 누구라도 괜찮았다. 버크를 포함한 당시의 지식인들의 변혁대상은 사회계약론자들이 말하는 “개인들의 계약으로 형성된 국가”도 아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친구, 동네 주민, 교회 등의 실제 교류하는 개인들과 거기에 속한 집단이었다. 버크 자신도 알지 못한 멀리 떨어진 개념의 국가가 아닌 자신이 속한 아일랜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은 열망을 가졌던 거라 생각된다.



사회변혁의 주체와 대상은 개인

내년 총선을 향해 선거레이스는 시작되었다. 정치인들이 변해야 나라가 변한다는 이상한 정치적 분위기가 감돈다. 진보든 보수든 자신들의 정당이 다수를 차지해야 진정한 정의, 사회문제의 해결 등의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듯 국민들의 감정을 부풀린다. 하지만 18세기의 계몽 시대, 그리고 학생시절의 버크를 보아도 진정한 사회 변혁은 개개인들의 인식변화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도 이제 멀리 떨어진 정치인들에게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때가 왔다.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가 온 것이다.


공론장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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