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대응이 남긴 후폭풍
처음 손절을 결심했을 때 나는 너무 서툴렀다.
마음속에 쌓였던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불편한 것이었다.
내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 상대도 즉시 반응했다.
마치 불씨가 바람을 만나 순식간에 번져 나가는 듯했다.
작은 갈등이 큰 불길로 번져 버린 것이다.
나는 솔직함을 용기로 착각했다.
싫은 마음을 드러내야만 해방될 거라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더 깊은 함정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누군가를 대놓고 거부하면, 그 반작용은 거세다.
상대는 나의 감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 더 큰 벽이 세워지는 것이다.
감정적인 손절은 내 마음을 해방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긴장과 불편함을 더 키웠다.
내가 원치 않는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직장에서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았다.
싫다고 끝낼 수 있는 사적인 인연과 달랐다.
업무라는 이름으로 얽힌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피곤해졌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조그만 실수에도 꼬투리를 잡히곤 했다.
처음의 손절은 미숙한 싸움 같았다.
상대와 나를 동시에 지치게 했다.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많이 탓했다.
왜 이렇게밖에 못 했을까 하는 자책이 따라왔다.
내가 더 현명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 실패는 배움의 시작이었다.
감정만으로는 관계를 정리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손절에도 방법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조금씩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분노를 드러내기보다는 차분함을 유지하려 했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첫 걸음이었다.
상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을 배웠다.
겉으로는 예의를 지키면서도 마음은 닫아 두었다.
겉과 속의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예전 같으면 바로 대립했을 말도 넘기기 시작했다.
사소한 일에 감정을 낭비하지 않았다.
내 마음의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관계는 조금씩 달라졌다.
겉으로는 충돌이 줄어들었다.
내 삶도 한결 가벼워진 것이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때로는 감정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예전처럼 폭발하지는 않았다.
감정적인 손절이 남긴 후폭풍은 오래 남았다.
그 기억은 나를 경계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더 현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나는 이제 손절을 감정이 아니라 선택이라 부른다.
더 이상은 충동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
내 마음의 주인이 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의 서툰 손절은 상처였지만 동시에 거울이었다.
그 속에서 나의 부족함을 보았다.
그리고 그 부족함이 나를 성장시킨 것이다.
만약 그때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것이다.
실패는 나를 멈추게 했고, 다시 걷게 만든 것이다.
이제 나는 손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서툰 시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지혜가 가능했다.
감정이 아닌 선택으로, 나는 나를 지켜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