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다짐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크게 배운 건
인간관계의 무게였다.
일보다 더 힘든 건 사람과의 부딪힘이었다.
그 무게는 점점 내 어깨를 짓누르는
돌덩이처럼 느껴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불편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인내는
내 마음을 갉아먹기 시작한 것이다.
웃으며 넘긴 말이 내 머릿속에서 수십 번 반복되었다.
사소한 비아냥이 내 자존감을 흔들었다.
결국 작은 상처가 쌓여 커다란 흉터로 남은 것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문제를 피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상황은 반복될 뿐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단호히 말했다.
손절의 시작은 바로 그 다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처음엔 서툴렀다.
감정이 앞서 티를 내며 거리를 두었다.
그러자 오히려 상황은 더 불편해졌던 것이다.
내가 그들을 싫어한다는 기색이 전해졌을 때,
관계는 곧장 날카로운 대립으로 변했다.
그 결과 나도, 조직도 피곤해진 것이다.
이 방법은 옳지 않다는 걸 금세 알았다.
손절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이성의 선택이어야 했다.
그래야 나도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방식을 바꾸었다.
겉으로는 최대한 예의를 지키며 거리를 두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손절을 연습한 것이다.
작은 부탁은 들어주되,
지나친 요구는 단호히 거절했다.
정중한 태도로 업무의 선을 강조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벽을 세운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불편했지만,
겉으로는 무심하게 대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니 불필요한 충돌이 줄어들었다.
손절은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세우는 것임을 배운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효과가 나타났다.
내 삶에 불필요한 소란이 줄어들었다.
마음의 평화가 조금씩 회복된 것이다.
손절은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패였다.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끝까지 참으며 스스로를 몰아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내 감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 선택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손절은 단순히 사람을 끊어내는 일이 아니다.
나의 경계를 분명히 세우는 행위이다.
그 경계 속에서만 나는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것이다.
손절의 시작은 두려웠다.
혹시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그 두려움은 기우였던 것이다.
진짜 소중한 사람은 손절의 대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 곁에 남아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
손절은 관계를 정리하는 동시에
진짜 인연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다짐은 단순한 결심이 아니었다.
내 인생을 지켜내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선언은 내 삶의 방향을 바꾸는 시작이었다.
이제 나는 손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는 없음을 받아들였다.
그 사실이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만든 것이다.
손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불필요한 관계를 덜어내야 소중한 관계가 더 빛난다.
나는 앞으로도 나를 지키는 손절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