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나
인생 처음으로 새 차를 샀다. 새 차를 사기 전에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스치는 생각 중 몇 가지는 붙잡아서 둥지를 틀게 하기도 했다.
그 생각 중 하나는 새 차를 사서 얼마 안 되어 긁어먹으면 어쩌지? 였다.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듯이,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내가 제일 잘 쓰는 작가인 것 같다.
그 두려움이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차량을 계약할 때 내 가슴이 얼마나 콩닥콩닥 뛰었는지 모르겠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듯 분출되는 느낌이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새 차를 받고 제대로 타 보지도 못하고 해외일정을 해야 했다. 다녀와서 만난 나의 새 차는 냄새부터 ‘나 새삥이야’하고 외치는 것 같았다.
나는 2008년에 나온 QM5를 2017년부터 타고 다녔다. 이 차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중고차를 인수받은 다음 날 군산으로 출장 갔다가 본넷에 연기가 났던 차다. 나를 극도의 긴장으로 몰고 갔던 전적이 화려한 차다. 이 귀한 중고차에게 매년 상당한 액수의 수리비를 투자했다. 이리저리 긁히는 것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에어컨 팬 고장, 윈도 고장, 차체가 흔들리는 고장, 기어가 안 잡히는 고장 등 별별 고장이 많았던 차였다. 엔진만 빼고 모든 것을 교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튼 나는 차를 받아 새 차의 비닐을 제거했다. 바퀴의 로고에 붙어있는 비닐과 본넷을 열어 배터리 박스에 붙어있던 비닐도 깔끔하게 제거했다. 그러다가, 내 눈은 그곳으로 향했다. ‘뭐야, 여기도 비닐인 거야?’
운전석 차 문을 열면 좁은 틈으로 바퀴 있는 쪽에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유난히 손이 가는 나는 손을 세로로 세워 그쪽으로 집어넣어서 그 비닐같이 보이는 푹신푹신한 것을 쑥 잡아 뺐다. ‘아니 뭐 이런 곳까지 비닐을 붙여놨어.’ 하고는 바로 쓰레기장에 버렸다.
반대편에도 같은 상황이라 빼려고 하다가 약간 느낌이 싸했다. 빼낸 스펀지 같은 것은 약간의 모양이 잡혀있었다. 버렸던 그 스펀지를 다시 주워 들었다.
영업사원에게 물어보고 버리자 생각했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어 물어보았다.
자동차 영업사원은 차 팔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했다. 즉, 내가 뺀 것은 비닐이 아니라 바퀴와 자동차 본체 사이에 끼워진 소음을 줄여주는 패드였던 것이다. 나는 가는 손을 이용해서 이걸 뺐다가 다시 엉성하게 집어넣기도 했다. 영업사원은 근처 정비소에 가서 수리를 받으라 했다. 새 차이니 직접 뺐다고 하지 말고 빠졌다고 해야 공짜로 수리할 수 있다는 팁까지 알려줬다.
별나기도 유별나게 별난 나라는 생각이 즉시로 들었다. ‘아! 진짜, 나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재료로 우물을 파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단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이 있는 거야!
그 부품을 다시 끼워넣기 위해 정비소에 갔다.
”이게 빠졌는데요. “
“이게 왜 빠지나요? 이거는 안 빠지는데?”
차마 내가 뺐다는 말도 못 하겠고, 그냥 빠졌다는 말도 못 했다.
부품을 끼워넣기 위해 차바퀴를 빼서 부품을 넣고 다시 조립해 주었다.
“이건 AS 영역이 아니라 수공비 내셔야 합니다.”
“네~”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나의 새 차는 온전한 모습으로 내게 돌아왔다.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유별나도 그럴 수 있어, 3만 3천 원으로 잘 처리했어.’
새 차를 난생처음 사보니, 이런 해프닝도 겪어본다.
새 차야 사고 나지 말고 우리 잘 다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