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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96. 삶이 그댈 속일지라도 슬퍼하지마 노노노

by 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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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릴케가 여자인 줄로만 알았다.

이름도 '마리아'가 들어가고, '릴케'도 꽤나 여자 이름 같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을 했는데, '장미의 가시'에 한아름 찔려서 죽었다고하니

너무 낭만적이고, 어릴 적에 '순정만화' 좀 읽었던 터라

캔디같은 외모에 들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릴케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사실을 30살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을 서른이 넘어서야 읽었기 때문이다.

책표지에 있던 '그의 초상'은 충격 그 잡채였다.

릴케가 남자라니...


이 릴케의 서간집에 실린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대목을 읽자

푸시킨의 시가 떠올랐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많이 비슷하지 않나 싶었는데,

제목조차 '젊은 시인(프란츠 카푸스)'에게 보내는 내용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푸시킨의 시에서 착안한 위로의 내용을 담아서 보낸 듯 싶다.

무려 5년 간이나 말이다.

이 책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릴케가 죽은 이후에 낸 유고작이다.


나도 언젠가 죽고 나면 '내가 쓴 리뷰'를 유고작으로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노총각으로 고독사하면 그조차 실현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리뷰 써야 하는데...또 주말에 몰아서 쓰게 생겼다. 피곤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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