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2. 탕자의 축제

by 사랑의 빛


흑암 속 잠긴 마을 한구석

화려하게 피어오른 불꽃이 아늑하게 보인다


늙은 아비 거칠게 쉰 목소리

"아들아, 내 아들아"

기다림의 깊은 밤공기를 뚫고 달려 나온 아버지

옷자락 눈물 젖은 그 품이 따듯하다



"아버지, 아버지"

쥐엄 열매도 얻지 못했던

수치의 기억에 눈이 감기고

서늘한 밤 짚 풀 베개 삼던

설움의 눈물에 목이 멘다


호기롭던 젊은 날들 허비하고

받은 모든 것을 탕진한 채

누일 곳 없는 큰 흉년이 들고 나서야

비로소 궁핍한 인생을 보고

이제야 아버지 집으로 돌아온다



주워 먹을 열매조차 찾을 수 없는 배고픔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갈 곳 잃은 허무함에 더 굶주렸고


어두운 밤에도 쉴 곳 없는 외로움보다

가진 것 없으니 쓸모없다 버려진 공허함에 더 쓰라렸다


변함없이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눈을 마주치니

이제야 분깃을 요구하여 떠난 죄인임이 깨달아지고


내 아들아,

변함없는 아버지 목소리 들으니

여전한 사랑을 느끼며


눈물 땀 밴 아버지 품에 안기니

세상에서 얻지 못한 최고의 기쁨을 누린다


채색 옷을 입고

가락지를 끼고

딱 맞는 신발을 신으며


쓸모를 염려하지 않아도 쓸 것을 아시고

필요를 요구하지 않아도 딱 맞게 채워주시는

다함없는 아버지의 은혜를 누리고


아들아, 밥 먹자

묵직한 한 마디에

세상에서 알 수 없는 평안을 누린다



탕자의 축제

현수막이 걸렸다


끝없는 긍휼

끝없는 사랑


여전한 헤아림

여전한 살피심


아버지 집을 떠난

모든 탕자가

돌아오는 그날을 위해

탕자의 축제는

아직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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