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랑의 빛 Mar 22. 2024

그날, 그때 : 행복이 피어나는 순간

성장하는 글쓰기 2기


'행복'
사전적 의미 :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나의 의미' :
주어진 오늘을 살아가는 일상의 평범함.


                  단 한 번도 꿈꾸지 않았던 "엄마"
              어느새 나는 엄마를 꿈꾸고 있었고,
                     어느덧 나는 엄마가 되었다.


2015년, 9월 15일.
4년 만에 복중에 품은 생명을 품에 안은 날이다.

어디서부터 이야기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할까..^^
무슨 소식부터 전해야 순서가 맞을까..

그토록 기다려온 새힘이.
품에 안은 그 순간을

오롯이 기뻐할 수 없었던 숨 막힌 사연..



예정일에도 이슬조차 비치지 않았다.
담당 선생님은 아기가 엄마의 자궁 환경을 너무 좋아해서 나올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셨다. 계속 미룰 수 없으니 일주일 뒤에 유도 날짜를 잡았다.
그날이 9월 14일.
오전 8시에 두 발로 걸어 들어간 산부인과 분만실.
나는 36시간 진통 끝에

다음날 오후 늦게 새힘이를 낳았다.

점점 심해지는 진통에 가족들이 수술을 권하던 그때,
갑자기 급하게 달려온 간호사 선생님이 말했다.

"급해서 빨리 출산 진행하는데요 흡착기 사용하는데 동의하시죠? 담당 선생님 내려오신다고 했거든요?"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 나는 머릿속이 새까매져서 되물었다.

"저 흡착기 사용 안 할 거예요~

왜 급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분만실 최고참 간호사선생님이 달려오시더니
"아기가 태변 먹어서 위험한데

흡착기 사용을 안 하겠다고 하시면 어떡해요"

기가 막혔다.

보호자에게, 산모 본인에게도~

그 어떤 설명이 없었는데 아기가 태변을 먹었다니

이게 무슨 일인건지....

태변 먹은 새힘이는 출산 직후 항생제 처방과 응급처치를 받고 나서야 품에 안겼다.

아기의 두 눈을 마주친 순간..

기쁨의 눈물도 사치스러워

차오른 눈물이 터질까..

두 눈을 더 크게 뜨고 새힘이를 바라봤다.

건강하게 잘 자라서 품에 안겨준 금쪽같은 내 새끼..
첫 번째 보물을 찾았다^^

기대했다. 잃은 아픔을 삭일 수 없을 만큼.
기다렸다. 뛰는 맥박을 잡을 수 없을 만큼.
감사했다. 세상 언어로 말할 수 없을 만큼.


                              평범을 원하지만
                               평범이 거부한
                                     내 인생
                                         ᆢ
                          출산도 예외는 없었다


첫째 출산 이후 나는,

새힘이가 여섯 살인 가을 끝에
예상치 못한 쌍둥이 자연임신을 했었고,
그야말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중기 유산을 했었다.

그렇게 끔찍했던 시간을 보내며
2022년 6월 28일. 둘째를 품에 안았다.

7월 12일 예정일을 2주 앞둔 정기 검진.
6월 27일 월요일.

초음파를 확인하는 담당 주치의에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적막함이 이어졌다.

"산모님, 우리 아기 심박수가 잘 안 나와요"

그날의 심정을 어떤 언어로 표현하면 되는지 못 찾았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숨도 못 쉬는 울음을 내뱉고 있었다.

주치의는 울기만 하는 나를 붙들고 걱정되면 오늘이라도 낳으면 되니까 울지 말라고 했다.

눈물이 멈춰지나..

4년 전 악몽의 불안이

이미 내 온몸과 마음을 휘감고 있었다.



다음날 신랑은 출근을 하고 혼자 산부인과로 향했다.
28일 오전 나는, 지옥 끝에 매달려 있었다.

주치의 만나기 전 심박수를 체크하기 위해 태동 검사실에 누워서 기다리고 있었다.

눈앞의 기계가 오작동인가 싶었다.
눈앞에 심박수 체크를 알리는 하트가 갑자기 사라진다. 다시 나타난다.

그러다 다시 잡히는 심박수는 100 언저리를 오고 갔다.

초기 코로나 감염의 위험했던 이슈부터
중기 무렵 숨이 안 쉬어져 쓰러지기도 했고
너무 일찍 내려와  36주는 무조건 버텨야 한다고 더 조심했던 시간까지..
하루도 편할 수 없었던 임신 기간.

36주 지났으니 괜찮다~ 이제 곧 출산이다 했는데
눈앞에서 하트가 꺼지니..

내 심장이 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평범이 거부한 출산의 긴 터널을 지나,
둘째 새능이를 품에 안은 순간,
비로소 나는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수많은 인생 고비로 애간장을 녹였던 귀동이 내 새끼..
두 번째 보물을 찾았다^^

간절했다. 내가 꿈꿔온 인생의 그 어떤 순간보다.
기도했다. 내게 온 생명을 품에 안을 순간을 위해.
행복했다. 내가 살아온 날들 중 최고의 순간이다.



'행복'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것.

'나의 행복'
꿈꾸던 평범함이 살아지는 오늘.

매거진의 이전글 두려움도 시작이 될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