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운동, 사색…. 지성과 육체와 영혼을 가다듬는 최소한의 습관조차 없이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만 탐내는 사람들이 참 많다.” 홍정욱이 『50』에서 쓴 글처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그에 걸맞은 노력이 필요하다.
어릴 때, 홀로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던 어머니는 일찍 집을 나가시고, 밤늦게 들어오셨다. 집에는 변변한 가구도 없이 정말 책만 있었다. 교과서 말고는 백과사전식 100권 전집이 전부였다. 그 책들은 장르가 하나로 정해지지 않았고, 위인전, 소설, 과학, 철학, 고전 명작, 한국사와 세계사까지, 다양한 분야가 섞여 있었고 그 100권은 나의 세상이었다. 나는 그 책 속에서 세상과 우주를 여행했다. 나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비밀의 문이었다. 책을 펼칠 때마다 나는 유년기의 그 좁은 단칸방 공간을 벗어나,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떠났다. 공룡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부터, 인류가 등장하고 역사가 시작된 시대에서 현대까지, 태양계와 은하계, 안드로메다, 이 지구의 대자연과 심해바다, 그리고 모든 나라들을 여행하고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내 친구가 되었다. 그들과 함께 꿈과 희망을, 좌절과 극복을 경험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나는 그들의 선택을 통해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배웠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감정과 사건들이 그 책 속에 담겨 있었고, 그 이야기는 나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영감을 주었다. 그때부터 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만난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그곳에는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장소들이 가득했다.
여전히 나는 책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지 않다. 유년기에 읽었던 책들이 내 관심의 지도를 그렸고, 지금도 그 길을 따라가며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책이 가르쳐준 것은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었다. 그것은 더 넓은 세계를 향한 호기심, 끝없이 펼쳐지는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열쇠였다. 오늘도 책 한 권을 펼치며, 또 다른 여정을 떠날 준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