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혜리님의 장례지도사 이야기!
MBC에서 드디어 수, 목 드라마가 나왔다는 소식! 안 그래도 금, 토 드라마 금수저만 보면서 기다리기 힘들었던 시청자들은 위한 따끈따끈한 드라마 이야기다. 오랜만에 나온 수목 드라마인 만큼 이번에는 어떤 소재와 내용으로 우리를 깜짝 놀래켜줄지 굉장히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현재까지 많은 콘텐츠와 드라마가 나오고 있지만 장례지도사가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어갔던 적은 없었다. 그런 만큼 <일당백 집사>에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지 궁금했는데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설정이 추가되어 더욱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많았다. 나만 알기에는 너무 아까운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가볍게 설명한 후 이번 드라마를 꼭 챙겨 봐야 하는 관전 포인트, 아쉽고 궁금한 점에 대해 다루어보자 : )
장례지도사 백동주(혜리)는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 분명 돌아가셨던 고인이 벌떡 일어나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경험을 하며 이를 기피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고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을 풀어주며 일에 적응해가던 주인공은 시체를 만지는 손이 소름 끼친다며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당하게 된다. 심지어 직접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불법적인 일 외에는 무엇이든 해드리는 김집사(이준영)의 정강이를 뻥 차버리며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도 폭력이라며 뒤돌아서는 동주. 과연 이 두 사람의 악연이자 인연은 이것으로 끝일까?
돌아가신 택시 기사님의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들은 동주는 급하게 아들을 찾아 수소문해 보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는 아들에 조바심이 난다. 우연히도 심부름을 받아 상주 역할을 하던 김집사와 마주치지만 서로를 향한 오해는 깊어져만 가는데…동주는 그를 잃어버린 아들이라 생각하게 되고, 김집자는 동주가 자신에게 돈을 주고 상주 역할을 부탁했다고 여기게 된다. 하지만 곧, 잃어버린 아들이 등장해 아버지는 자신을 버렸던 것이 아니라 항상 잃어버린 것을 자책하며 평생 동안 찾아 헤맸다는 것을 알게 되며 눈물을 흘린다.
동주는 오늘도 고인들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부인을 두고 죽은 남자가 자신이 숨겨놓은 1억을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에 동주는 몰래 그 집에 들어가 수표를 찾기 시작하는데, 그 순간 심부름센터 일로 유품 정리를 맡게 된 김집사가 들어오며 숨어있는 동주를 발견하게 된다. 어찌저찌 상황을 모면한 후 함께 1억을 찾는 것에 성공해 혼자 남은 부인에게 남편의 “외상값이야”라는 말과 함께 전달해 주며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 임산부의 마지막 말을 듣던 중, 동주에게 짐을 전달하고자 했던 김집사가 안치실 문을 열게 되어 동주의 모습을 목격한다. 사정을 모르는 김집사에게 동주는 그저 미친 사람처럼 시체를 붙잡고 말을 걸고 있는 모습이었기에 그는 동주를 혐오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같은 집에 세를 살게 되어 매일 마주치는 그녀에게 “제발 방을 빼고 내 앞에 얼쩡거리지 마세요”라며 막말을 하게 된다. 이에 울컥한 동주가 모든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전혀 믿지 않고 상처를 준다. 하지만 우연히 들은 라디오 방송으로 임산부의 사연을 접한 후, 동주의 말을 믿게 되며 끝이 난다.
고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인 만큼 먹먹한 사연과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현재까지 나온 회차를 살펴보자면, 매 회차 다른 분들과 사연이 등장해 이를 해결하는 에피소드식 구성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동주를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서사, 꼬마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김집사 등 상처를 가진 주인공들이 서로를 만나 이해하고 보듬으며 인연을 맺어가는 스토리 또한 존재한다. 자극적인 소재가 보편적인 요즘, 마음 따뜻한 울림이 필요할 때 <일당백 집사>를 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혜리보다도 덕선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처럼 주인공을 맡은 혜리님의 뛰어난 연기 실력조차 엄청난 관전 포인트다. 능청스럽고 유쾌한 연기를 전문으로 했던 배우인 만큼 이런 진지한 소재의 드라마에는 조금 어색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절대 NO! 고인들의 부탁을 해결할 때의 진지한 모습과 김집사와 함께 있을 때 나오는 능청스러운 모습 두 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겉으로는 밝아 보이지만 속에는 자신의 사연만을 간직해 단단한 주인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혜리님뿐만 아니라 이준영님, 이규한님, 송덕호님, 태인호님, 박수영님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한 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메인 포스터와 제목만 보고 드라마를 처음 시청했을 때에는 그저 돈만 주면 뭐든 다 해주는 사연 있는 남주인공과 이를 보듬어주는 여주인공이라는 흔한 소재를 가졌다고 오해했다. 하지만 막상 4화까지 전부 본 후의 느낌은 “메인 포스터랑은 느낌이 너무 다를 뿐 아니라 기대한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재밌다”였다. 장례지도사에 대한 차별도 역차별도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동주의 직업이자 중요한 포인트인 만큼 고인의 한을 풀어준다는 소재가 살짝 메인 포스터에 첨가되었다면 굉장한 화제를 끌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미 입소문을 폴폴 타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 많은 시청자들의 <일당백 집사>의 신섬함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사정을 모르는 사람 눈에는 시체를 붙잡고 흔들고 있는 동주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전혀 초면인 사이도 아닌 김집사가 동주의 말은 하나도 들은 체도 하지 않을뿐더러 이렇게까지 막막을 한다는 부분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심지어 대리 이별을 해 줄 때 상처를 줬던 말인 ‘소름 끼친다’는 표현을 그대로 쓰며 더 큰 상처를 준다는 게 김집사의 캐릭터성에 금이 갔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김집사가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그만의 사정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4화 엔딩에서 나왔듯이 어린아이를 죽였다는 원인 모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데 이것이 그 이유가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당차게 시작한 <일당백 집사>는 이렇듯 신선한 소재와 마음 따수워지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쌀쌀한 날씨에 마음이 허한 요즘, 일당백 집사와 함께 허전한 마음 한구석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