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희망

by 명상

늘 두려운 마음을 안고 간 병원을 이번에는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내원하였다.


단지 몸에 기계장치를 달지 않아도 되는 일이

나에게 큰 기쁨이 될 줄은 몰랐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고민 상황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불행하게도 나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과 결정을 고민을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되었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당분간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지만, 언제 가는 또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불안감은 늘 안고 있다.


보통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일상, 평범한 하루겠지만,

어느새 희귀 질환 환자가 된 나는, 하루하루가 소중해졌다. 남들이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어 졌고,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처음 병을 접했을 때는 죽음이라는 공포가 사실 크게 없었다. 누구나 태어나면 죽는 건 당연한 세상에

이치이니깐,


하지만 몸이 점점 회복될수록 희망이 생길수록,

죽음이라는 공포가 나에게 다가왔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현재는 기계장치를 달지 않아도 되지만,

내가 걸린 병은 원인도 정확히 알 수 없고, 완치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니...


다만 현재 심장기능이 더 이상 저하되지 않게 유지하거나, 또는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춰서 서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재까지는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치료를 진행하면서 언젠가는 새로운 치료법과 새로운 약물이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이번 내원에서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현재 검사결과로써는 심박출량을 제외한 모든 수치가 정상 또는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심장 기능도 많이 좋아졌으니 이제 검사주기를 길게 가져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희망이 자꾸 생긴다.


이번부터 먹는 약 개수도 하나가 줄어들었고, 숨쉬기 힘들 때만 먹으면 된다고 설명하신다.

하지만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

나는 매일 아침 6개의 알약을 필수적으로 먹는다.

거기에 비타민과 영양제를 포함하면 과장해서 약만 먹어도 배가 부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이런 생활을 평생 해야 하다니...


사실 약으로 컨트롤만 잘 된다면, 나의 병은 별 걱정이 없을 것 같긴 하다. 약으로만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겉모습만 보면 누가 나를 환자라고 생각을 할까?

처음에 걱정하던 주변 지인들도 더 이상 나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지 않고 환자라는 생각도 잘하지 않는다. 때론 이런 상황이 섭섭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보통 사람으로 대해주는 게 나는 좋다.


하지만 가족들은 늘 걱정을 한다.

항상 건강을 잘 챙기라는 잔소리

밥 잘 챙겨 먹고 약 잘 챙겨 먹는 일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없다.

괜히 나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오늘도 검진을 마치고 집에 전화 한 통 드리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이제 다 괜찮아졌다고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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