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좋아서가 아니라, 바다에 내가 있었다.

by 명상

나는 바다를 좋아하지 않았다.

특유의 짠 바다 냄새와 습기.

오히려 나는 바다보다는 산과 계곡이 더 좋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바닷가와는 인연이 깊었다

부산에서의 군생활, 거제에서의 직장생활


어쩌다 보니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나의 20-30대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바다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가끔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뻥 뚫림 바다 풍경을 볼 때 뭔가 모를 해방감을 느낀다.


이런 감정을 느끼고 난 이후부터,

나도 모르게 점점 바다가 좋아졌다.


무더운 여름 더위에 지치고, 회사 생활에 지쳐 갈 때

저 드 넓은 수평선 아래의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당장 바다는 갈 수 없기에, 퇴근 후 한강공원을 자주 간다. 야경이 화려한 도심 속 한강뷰도 참 좋지만 바다와는 뭔가 다를 느낌이다.


갑작스럽게 바다를 보고 싶음 마음에, 나는 주말에 무작정 거제로 떠났다. 서울에서 거제까지 시간은 참 오래 걸리지만 힘든 느낌보다는 설레는 느낌.


아직 거제에 남아 있는 옛 회사동기들과의 만남

맛있는 음식들, 뻥 뚫린 바다 풍경.

한동안 복잡스러운 생각과 감정들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나는 바다가 좋았던 게 아니라, 그곳에서의 나의 추억들, 사람들이 그리웠던 건 아닐까?


무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었던

열정도 가득 찼던 나의 20대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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