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판야덴에서의 솔직한 기록

치앙마이 판야덴 국제학교 후기

by 나름


합격 소식에 가슴 설레며 치앙마이 판야덴 국제학교(Panyaden International School)에 첫발을 디딘 지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학교를 답사했을 때의 그 신선한 감동과 더불어, 아이가 실제로 생활하면서 몸으로 익힌 디테일한 정보들이 더해져 이 학교의 진짜 모습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판야덴의 첫인상은 많은 분들이 말하듯 '자연 친화적인 대나무 학교' 그 자체입니다. 도시의 소음 대신 논밭에 둘러싸인 조용한 풍경, 그리고 학교 전체를 감싸는 듯한 대나무 건축물들. 이 모습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이 학교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가치와 철학을 담고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중등 캠퍼스 생활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발견한 것들


'자연' 속에 숨겨진 쾌적한 학습 공간

판야덴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자연통풍만으로 버티는 학교인가?'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가 다녀보니, 이러한 염려는 기우였어요. 중등 캠퍼스의 교실은 모두 에어컨이 추울 정도로 빵빵하게 가동되고 있습니다. 학습 효율을 위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죠.

특히 치앙마이의 건기나 매년 찾아오는 버닝 시즌(Burning Season)에 대한 학교의 대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교실마다 최신 공기청정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서, 외부 공기가 아무리 안 좋아도 아이들은 깨끗한 공기 속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친환경적인 외관과 달리,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내부 환경 관리는 매우 철저한 편이었습니다.

교실들이 만든 미로
둥근 천창이 인상적인 도서관




학업의 틀과 인성 교육의 조화

판야덴은 영국식 커리큘럼IB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학업의 틀을 단단하게 잡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교에서는 불교적 가치와 12가지 지혜로운 습관(Wise Habits)을 바탕으로 인성 교육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어요.

특히 명상 수업 시간이 정규 과정에 편성되어 있어, 아이들은 자기감정을 조절하고 '마음 챙김(Mindfulness)'을 훈련합니다. 경쟁이 심화되는 중등 시기에 아이가 정서적 안정감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부모로서 좋게 보였습니다.

중등 과정 수업은 대부분 원어민 교사가 진행했어요. 초등처럼 태국인 교사가 함께하는 이중 언어 시스템은 아니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건물을 이어주는 다리까지 모두 자연
천고가 높은 음악실




학생 구성과 소수 정예 교육의 시너지

판야덴은 한국 학생 비율이 매우 낮고, 전체 학생 수가 많지 않은 소규모 학교입니다. (입학 당시는 7학년의 유일한 한국인이었어요). 덕분에 아이는 입학 후 본인 학년 학생들뿐만 아니라 중등부의 많은 학생들과 거리낌 없이 가까이 지내며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 속에서 하루 종일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환경은, 아이의 영어 실력 향상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섞인 환경이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을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이 함께하는 MUN




학교의 확고한 건강 철학

학교 급식에 대한 판야덴의 철학은 매우 확고했습니다. 점심 식사는 신선하고 영양 균형이 잘 잡힌 메뉴로 제공되며, 특히 소시지 같은 가공식품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어요. 건강한 식재료로 아이들의 식습관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아이는 소시지도 없는 건강한 맛을 선호하지는 않지만요.^^)

또한, 아이들이 배고픔 때문에 학습에 방해받지 않도록 오전과 오후, 하루에 두 번의 간식이 제공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외부 음식 반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만큼, 학교가 제공하는 급식과 간식의 질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했는데, 이 부분에서는 늘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개학을 기다리는 학교 식당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솔직히 체육 시설은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남습니다. 동남아시아 국제학교와 한국 공립학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수영장 유무이죠. 그런데 판야덴의 중등 캠퍼스에는 수영장이 없어요. (초등에는 있습니다.) 기본적인 운동장 외에 농구 코트나 축구장, 배구장 등이 정규 수업에는 지장이 없도록 갖춰져 있으나 부족해요. 그래서 방과 후 액티비티 시간에는 외부 시설을 대관해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방과 후 액티비티로 농구를 시작했는데, 뙤약볕이 내리쬐는 허름한 외부 농구 코트를 이용하고 있어서 열사병이 걱정됩니다.) 아이가 평소 스포츠 활동에 열성적이거나, 학교 내에서 모든 체육 활동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면 이 부분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를 결정할 때 이 점을 염두하세요.

판야덴의 시그니처 건축 '어셈블리홀'
중등 캠퍼스의 천연 잔디 축구장






흔히들 학교를 선택할 때 학비 대입 실적 같은 객관적인 수치로 우열을 나누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반년간 판야덴을 경험하면서 학교마다 추구하는 교육의 깊이와 가치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어요. 판야덴은 학문적 우수성과 더불어 인성 교육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자연 속에서 아이가 마음의 힘을 기르기를 원하는 가정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의 후기는 그저 작은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학교 선택의 최종 기준은 결국 우리 아이의 성향과 우리 가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철학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글이 판야덴에 관심 있는 다른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고, 아이에게 꼭 맞는 교육의 터전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