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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쉐르 Sep 19. 2024

평범함을 만나는 곳

평범함을 만나려면 고속도로 휴게소를 가라

우리는 모두 그저 같은 길 위에서 잠시 쉼을 찾고 있는 동행자들일뿐


나는 종종 사람들을 관찰한다. 거리, 카페, 혹은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는 풍경 속에서 말이다. 사람들의 생김새, 옷차림, 표정을 보면 그들의 인생이 살짝 엿보이는 것 같아 흥미롭다. 표정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매우 풍부하다. 나는 그 속에서 그들의 기분을 읽어내고 잠시나마 그들의 삶을 상상한다. 어쩌면 이런 작은 상상들이 요즘처럼 타인에게 무관심한 시대에 나 자신이 여전히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지도 모른다.


거리에서는 모두가 특별해 보인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마치 자신만의 세상을 살아가는 듯하다. 나는 그들의 독특함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낀다. 화려한 옷차림, 정성스레 손질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미묘한 표정 하나까지. 그들의 모습은 마치 길 위에서 펼쳐지는 인문학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속에서 나는 때때로 삶의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평범한데 그들은 다들 특별한 삶을 사는 것만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서면 그런 특별함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평소에 그렇게 눈에 띄던 사람들도 여기서는 나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왜일까?


아마도 차를 타고 달려온 길이 그들을 지치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피로가 그들의 얼굴에 스며들고 굳이 꾸밀 필요도 특별해 보이려는 노력도 사라진다. 편한 옷차림, 헝클어진 머리. 그리고 그저 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식사에 집중하는 모습. 잠시뿐이라도 그 순간만큼은 누구도 자신을 치장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개 길을 떠나 도착지 가기 중간에 휴게소에 들른다. 그 순간, 그들은 자신을 꾸미는 일을 멈추고, 오로지 쉼에 집중한다. 피로에 지친 얼굴로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참아왔던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화장실로 향한다. 스트레칭을 하며 쌓인 긴장을 풀거나, 휴게소 간식을 즐기며 잠깐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도 보인다. 낯설지만 익숙한 그 모습들. 거리에서는 모두가 다르게 보였던 사람들이 휴게소에서는 그저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이곳에서는 진짜 사람들이 보인다. 꾸밈없이 자신을 내려놓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화려한 가면을 벗고 한숨 돌리는 이곳에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휴게소는 그렇게 사람들을 '평범함'으로 되돌린다. 그곳에서 나는 한 가지 진리를 깨닫는다. 특별함은 일시적일 뿐 우리는 모두 그저 같은 길 위에서 잠시 쉼을 찾고 있는 동행자들일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길 위에서 우리는 저마다 특별해 보이지만 결국 같은 쉼을 찾는 평범한 존재들입니다. 때로는 그 평범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더 담백하게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진짜 중요한 것은 꾸밈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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