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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쉐르 Oct 20. 2024

자리배치의 지혜

아이들의 자리배치에 대한 생각

가을바람이 더 시원하게 불어오는 노들섬, 저녁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돗자리 위에서 치킨을 나누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바람에 실려오는 음악과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며 여유로운 순간을 더했다.


"얘들아, 오늘은 야외에서 이야기를 해볼까?"

아이들은 새로운 분위기에 대화를 나누는 게 신이 나는 듯 대답했다 "응~ 오늘은 어떤 내용이야?"

아빠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앞에 계시고 학생들이 모두 선생님을 바라보는 자리 배치가 더 좋을까? 아니면 선생님이 가운데 계시고 우리가 ㄷ자로 둘러앉는 게 나을까?" 아빠가 치킨을 집으며 말을 꺼냈다.

예준이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난 ㄷ자가 더 좋은 것 같아."

예온도 금세 반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빠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예준은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앞에 키 큰 친구가 있으면 칠판이 잘 안 보일 때가 많잖아. 근데 ㄷ자로 앉으면 선생님도 잘 보이고, 칠판도 가려지지 않아서 다 잘 보일 것 같아."

예온도 덧붙였다. "맞아, 선생님이 더 가까이서 보여서 좋을 것 같아."

아빠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럼 장난은 못 치겠네?"

예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서 더 좋은 거야. 선생님이 앞에서 보고 있으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것 같아."

"하지만 단점은 없을까?" 아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예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선생님이 앉을자리가 없다는 게 문제일 수도 있어."

"그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빠가 물었다.

예준은 자신감 있게 답했다. "선생님이 책상을 가운데 두고 앉으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서서 가르치셔도 되고."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네. 그런데 선생님이 가운데 계시는 건 좋은데 칠판을 볼 때 옆에 앉은 친구들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야 해서 불편할 수도 있겠지?"

예온이 이에 동의하며 말했다. "맞아, 계속 옆을 보는 건 힘들어."

예준이 반짝이는 눈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기술을 사용해서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선생님이 말하면 칠판에 자동으로 글씨가 써지게 하면 어디에 앉아도 다 잘 보일 거야!"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기술이 실제로 있기도 해. 선생님이 패드에 쓰면 전자 칠판에 바로 보여주는 시스템이 있지."

예준은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우와, 진짜? 그럼 더 좋겠네! 근데 선생님 한 분이 모든 학생을 다 돌보는 건 힘들 수도 있으니까 선생님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선생님이 많으면 더 좋겠지. 그런데 가르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어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 아빠가 의문을 제기했다.

예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해결책을 제시했다. "선생님들끼리 수업 전에 회의를 해서 통일된 방법으로 가르치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서로 다른 방식 때문에 혼란스러울 일이 없을 것 같아."

아빠는 예준의 대답에 감탄하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구나. 여러 선생님이 있는 것도 좋지만, 한 명의 선생님과 소수의 학생들로 더 집중적인 수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예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응 그렇게 하면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빠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선생님이 앞에 있고 우리가 모두 앞을 바라보는 방식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

예온이 먼저 대답했다. "선생님을 모두 앞에서 볼 수 있어서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예준은 조용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음... 안 좋은 점은 확실히 알겠는데, 장점은 잘 모르겠어."

아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리 배치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집중하고 서로 협력하느냐야. 어떤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해 배우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지."

예준과 예온은 아빠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는 완전히 지고 밤하늘에 별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가운데 아빠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오늘 정말 의미 있는 대화였어. 우리 이렇게 같이 얘기 나누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

예준과 예온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응, 맞아. 또 얘기하자!"

가족은 노을이 사라진 하늘 아래에서 가을 저녁의 선선함을 만끽하며 그날의 대화를 마음속에 깊이 새겼다.

자리를 정리하고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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