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Ging 본능
태어나서 클럽에 한 번도 안 가봤다. 그러나 만남의 매개와 명목상의 목적이 제각각이어도 공통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일부 연애 강사가 입이 닳도록 하는 말 중 하나가 "여자들 앞에서 친구끼리 디스전을 벌이지 마라"이다. 본인들끼리 뭉치지 못하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애초에 왜 서로 까내리려는 유인이 생기는지, 무슨 효용이 있는지를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이를 위해 또다시 이 블로그의 공통소재 중 하나인 원시인 사회로 거슬러가야 한다.
원시시대에는 집단 내 역할과 서열이 가족 부양과 생존에 직결되는 팩터였고, 곧 수컷의 매력을 결정하는 팩터이기도 했다. 이때의 본성이 크게 희석되지 않은 채 오늘날로 전해내려왔고, 여자 집단 내에서 서열이 높은 여자도 있지만 그게 곧 이성적 매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차이가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이렇게 남자끼리 기싸움해서 자기 서열을 확인받으려는 본성을 일각에서는 AMOGing 본능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남자 2명이 있는데 1명이 다른 1명을 효과적으로 디스하는 와중에 반대쪽은 적절한 대응을 못하면 어느쪽이 더 강하고 서열이 높은지가 결정되어 버리고, 여자가 어느쪽을 택할지는 뻔하다.
다만 여기서 디스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여자도 귀신같이 눈치채고 둘 모두를 가볍게 무시할 가능성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수현씨, 민국이 쟤.. 여자한테 엄청 막대하는 애에요!"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오히려 말하는 쪽이 찌질해 보이고 음해의 대상의 매력도가 올라갈 수도 있다. 아니면 수위를 너무 세게 한다거나.
반면에 음해할 남자의 인기가 낮음을 내포하는 간접디스를 하거나, needy한 모습을 보였던 과거를 들추거나 하면 효과적인 음해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그게 본인의 매력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다음 문제다.
그러나 앞서 말한 연애강사는 이런 식으로 친구끼리 의 상하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냥 애초에 하지를 마라는 것이다.
이런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그때그때 '윙맨'을 누가 할지를 합의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서열이 높아 보이면 매력도가 매우 상승하는데, 1명이 아예 매칭을 포기하고 다른 1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식의 합의를 한 후 다른 모임에 가서는 역할을 교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친구가 아닌 남자가 디스를 걸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건tv가 분석한 하트시그널3 남자들, 특히 김현우를 참고하기 바란다. 디스에 디스로 받아치거나 얼굴을 붉히거나 하면 디스를 걸어온 남자와 대등 이하의 인식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의연하게 넘기는 전술이 필요하다. 다만 그게 매우 고도의 처신이며, 상황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더 어렵다는 걸 나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