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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골 Apr 27. 2024

프사기 선언의 함정(202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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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카메라 어플로 촬영한 자기 얼굴은 실제와 괴리가 심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기본 후면카메라 사진의 느낌이 진짜 자신에 가깝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더욱 그런 자격지심을 느낍니다.

 sns는 실제 지인들과도 교류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보정이 심한 사진을 올리면 지인이 혹시 흉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창피함을 느끼리라 봅니다. 보정카메라 사진을 올리고 스스로 '프사기' '셀기' 선언을 하는 건 지인들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주관적 인식. 그러나 카메라 보정이 발달한 후부터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자기 '급'은 정반대인 경우도 많아진 듯하다.


그런데 이러한 선언 때문에 도리어 없어 보이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이 유형이 스스로 얼굴의 흠결이라 생각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아주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하고 찍은 보정사진입니다. 그런 경우 개인적으로 실물이 낫다고 느낍니다.

 물론 보정카메라로 찍었으니 어떤 기준에서는 실물보다 낫겠지만, 실제로 사람이 얼굴을 평가할 때 그런 식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성의 외모에서 무엇을 가장 많이 보냐는 설문에서 아주 많이 나오는 대답이 '전반적인 느낌'입니다. 구체적인 부위를 언급한 사람들 중에서도, 실제로는 어떤 구체적 잣대로 분해할 수 없는 느낌이 꽂힐 때에만 마음이 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작위적인 느낌이 나는 일부 보정샷보다 차라리 후면카메라로 자연스럽게 웃는 샷을 찍는 게 더 매력적이게 보이기도 하는 겁니다.

 다만 실물을 모르는 상대에게 사진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선 보정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실물을 아는 지인의 입장이기 때문에 보정사진을 이상하게 찍고는 프사기라고 하는 게 더욱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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