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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미 Aug 19. 2023

프롤로그


하와이 호놀룰루 전경 (2023.7.16)

언제부터였을까요? 저는 미국에 가고 싶었습니다. 정말 가고 싶었습니다. 이젠 그 이유가 잘 기억나진 않지만 그래도 꼽아보자면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영어 선생님이었던 것 같아요. 수학도 영어도 철저히 부진아였던 저를 따듯하게 보살펴준 유일한 선생님이셨거든요. 그녀와 함께한 여름 방학 부진아반은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던 열일곱의 저에게 유일한 삶의 낙이 되었고, 저는 하루 24시간 동안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전부 영어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슬슬 언어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문화에도 관심이 생기더군요. 당시 텔레비전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하던 that's 70s show를 우연히 접하며 미드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답니다. 이 드라마에서 교환학생 역할로 나오는 페즈가 된 상상을 하고, 브렉퍼스트로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먹으며 동양인이 하나도 없는 학교로 등교하는 꿈을 꾸곤 했답니다.


그렇게 미국에 가고 싶다는 제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 1년 간 다녀온 미국 켄터키 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필두로,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의 대학원 생활, 그리고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를 거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시애틀에서는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부, 중서부, 서부 등 미국 전역에서 실제로 거주하며 느낀 점은 미국은 한 문화로 정의되기에는 땅이 정말 방대하다는 것인데요. 텍사스 주 하나가 한국의 7배가 되니 말이죠. 하지만 미국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땅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답니다. 바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 즉 인종인데요. 미국 여행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특별한 이유는 미국 구석구석에는 각기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그들이 각자 모국에서 가져온 풍습과 도시의 자연환경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독특한 신문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볼 수 없는 미국이라는 나라만의 유일무이한 매력입니다. 여행하고자 하는 미국 도시가 어떤 인종들이 모여있는지를 이해한다면,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보다 더 풍부하고 깊은 경험을 할 수 있겠죠?


<사람을 따라가면 진짜 미국이 보인다>를 집필하여 제가 창출하려는 가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국 도시의 고유한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핵심이 되는 "인종"을 중심으로, 도시의 역사와 명소, 그리고 맛집까지 함께 스토리로 엮어서 소개해드리며 보다 깊이 있는 여행 경험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그냥 먹는 것보다 음식 재료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져 준비되었는지 알고 음미해서 먹으면 기분이 훨씬 좋아지잖아요? 둘째, 남들 다 아는 미국의 대도시뿐만 아니라, 그 대도시를 여행할 때 들릴 수 있는 근처 중소도시도 함께 추천해 드릴게요. 미국 부자들은 작은 소도시에 정말 아름다운 부촌을 형성하고 자기들끼리만 은밀하게 살아간다는 사실, 아시나요? 남들이 다 가는 미국 여행이 아닌, 나만 아는 특별한 공간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인으로 미국 여행을 하실 때 현지인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기본적인 에티켓 및 주의하셔야 할 사회 이슈를 함께 설명해 드릴게요. 외국에 가면 좋든 싫든 우리 모두가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미국 내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 급상승한 만큼 우리도 그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봐요. 또 인종차별, 노숙자 문제 등 미국 개별 도시만의 사회 이슈를 다루며 사고 없이 안전한 여행이 되시도록 팁을 드릴게요.


지금도 지구 어디선가 미국행 비행기를 꿈꾸고 있을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2023년 8월 18일,

방랑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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