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돈이 말한다

- 돈은 냉정하다. 브라이언 빌스턴 '중년의 위기 속의 억만장자'

by 가을에 내리는 눈

중간 수준의 호텔 공간에 머무르다 보니 거의 하루 이틀마다 바뀌는 양쪽의 옆방과 위층 투숙객의 소음이 참으로 나를 힘들게 한다. 지난 밤에도 그랬다. 뉴욕 5번가의 팰리스 호텔 같았으면 이런 일 없었을 것을! 여기는 뉴욕이 아니고 무엇보다 나는 그 옛날의 내가 아닌 것을. 그저 그 사람이 하루만 자고 나가기를 바랄 뿐. 다음 사람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기를! "정 그렇다면 좋은 호텔 가세요!"


문득 예전에 읽은 빌 게이츠의 자택에 관한 글이 생각났다. 1988년 200만 달러에 구입해서 무려 7년간 6,000만 달러를 들여 개조, 완성한 집. 그 이름 '재너두 2.0' 축구장보다 넓은 크기. 사생활 보호를 위해 주변 집을 모조리 매입. 침실 7개, 주방 6개, 욕실 24개, 23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곳곳의 차고. 여기까지만! 하긴 불과 31세의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니!


'Money is nothing' 이렇게 호기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때 나는 "아니, 그건 아니지. Money is something." 그런데 살아보니, 지금은 더욱 더 'Money is everything' 우리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든 결국은 그렇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을 사는 자본주의 민주주의 사회의 속성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 사실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비슷할 것이다. 다만 그런 나라들에서는 부자가 된 과정과 배경이 다를 뿐이다. 그들 나라에서의 부자는 어마무시 부자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보면 모든 것이 쉽게 이해가 된다. 뭐 굳이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순자산이 거의 5,000억 달러에 이른다. 자녀가 14명이란다. 분명 똑똑한 사람이기는 한 모양이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스탠퍼드 대학교 박사과정에, 자퇴 후 실리콘 밸리에. 사업 수완 자체가 뛰어난 사람이다.


그의 특이한 행동과 발언들? 결국 그의 돈에는 맥을 추지 못한다. 그의 경영 방식이 독단적이라고? 그가 주인인데? "이용 가치가 없어진 직원은 두 번 생각도 않고 쓰레기처럼 길바닥에 버려진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전기차 개발 시절 일론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주말에도 일하자, 또한 비용의 대폭 절감을 위해 모든 사람이 노력해야 한다.' 이에 대해 직원 한 사람이 일어나서 "지금도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다. 가족들의 얼굴이 보고 싶다." 일론 머스크 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우리가 파산하면 가족들을 원 없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뭐? 결국에는 그는 힘을 가진 자인데? 돈의 힘, 기업 지배의 전권, 기본적으로 좋은 머리에 더 좋은 두뇌의 회전! 그동안의 성공이 든든하게 지원하는 용감함과 위험의 수용, 어떻게 사람을 지배하는 지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구요? 돈 중요한 것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인데 그걸 뭐 굳이? 그게 아니구요, '싼 게 비지떡'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 모두 알면 좋겠다 싶어서요. 그러면 괜히 화가 나지도 않고 불평도 덜하게 되고, 참는 이유와 명분도 생긴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요. 비지떡 괜히 뭐라고 하지 말자고 하는 말입니다. 요즘은 그 비지떡도 귀한 대접 받을걸요?


사실 콩비지는 두부를 만들고 난 찌꺼기 (콩의 국물을 다 짜내고 남겨진 고형의 덩어리)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 의미와 가치도 있어요. 영양소 아주 많습니다. 단백질, 식이섬유, 칼슘, 철분 등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있지요. 더구나 칼로리까지 낮으니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어쨌거나 본 제품인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단 옆으로 제껴진 부속물이라는 감정상의 인식이 더 많이 작용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분상 뭐 그렇다, 이런 느낌? 기분이 뭐 그리 중요해요? 일단은 크게 싸고, 확보 경쟁력 낮고, 그런데 영양가는 높고, 그러면 된 것 아닐까요?


지금 나의 여건과 여력을 고려하고 그 조건하에서 내게 최적의 선택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남의 시선이나 그저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 보다는, 나의 기준으로 볼 때 어떤 것이 내게 유리한 것인가를 냉정하게 살피라는 얘기지요. 몇 년 만에 마음먹고 하는 여행, 겨우 3박의 일정. 그렇다면 소음 없는 좋은 호텔로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몇 달의 장기 숙박의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요? 그것도 노년의? 더구나 에어비앤비처럼 방 안에 주방시설도 있고 세탁기도 있다면? 또 제가 익숙한 동네이기도 하구요. 급하게 화장실 가기 전의 그 긴박함과 절실함을 잊지만 않으면 될 것 같아요.


호텔의 소음요? 싸니까 그런 거지요! 그런데 저는 그 지혜를 깨닫는데 오래 걸렸답니다.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라는 말을 그제서야 저는 제 것으로 받아들였거든요. 마음에 안 들면 돈 더 주고 더 좋은 곳으로 가야지? 그게 정답입니다. 그래서 싼 것이고 저는 '그 싼 가격을 산 것'이거든요? 그런데 슬쩍 마음이 바뀌어, 이미 급한 화장실 문제는 해결했고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까 '제가 거래한' 그 싼 가격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요.


'세상에 바보는 없다'라는 깨달음도 얼마 전 얻었습니다. 특히 돈에 관한 한은 더욱 더. 이미 서로 다 알고, 그 조건으로 거래를 한 것인데 한쪽이 다른 소리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 삶이 더욱 힘들어져요. 상대방이 손해보고, 밑지면서 내게 양보한 것 같아요? 아니라니까요? 다 그 사람 나름의 자기 계산과 셈이 이미 있어요. 바보는 없다 (그 사람도 다 계산이 있어요), 싼 게 비지떡이다(비지떡이라 애초 싼 것이었다), 결국은 돈이 말한다 (돈은 참으로 똑똑하다)를 기억하세요. 그러면 크게 낭패 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돈은 늘 냉정한 놈이라는 것도 기억하시구요.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일 많잖아요? 돈의 힘과 그 위력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요? 우리 사는 지금의 이 세상,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래서 우리 모두 치사한 것, 힘든 것 참으며 열심히 일하잖아요? 내가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아무튼 힘은 돈이라는 놈이 가지고 있으니 어쩌겠어요? 그래서 타협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 타협의 개념 자체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학교 다닐 때 이런 사람들이 있었어요. '공부 잘한다고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 아니야!' 참다 참다 더는 못 참겠으면 저는 이리 대꾸합니다. "네, 맞아요.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공부 못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사실 확율적으로나 실제의 사례 상으로나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던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와 그 반대의 경우, 어느 것이 더 많아요?" 그때는 그 학생이 해야 하는 것이 영어나 수학 같은 공부였을 뿐이예요. 자기 앞에 놓인 그것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 했지요. 사회에 나오면 영어 수학 아닌 다른 과제가 그의 앞에 등장합니다. 과거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처럼 그들은 그 과제 또한 열심히 할 가능성이 높지요. 그러면 성공에 가까이 가는 것 아닐까요?


물론 그때는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으로 영어 수학을 열심히 하지 않았던 학생들, 그들에게도 당연 성공의 가능성은 그대로 열려 있지요. 다만 그들의 과거 그때의 그 습관만 바꾼다면. 그때 영어와 수학은 싫어서 일부러 하지 않은 것이지만 지금 내가 사회에서 만나는 도전과 과제는 다르다고. 충분히 관심이 간다고, 그래서 열심히 한다고!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러면 된 것이지요?


안다고, 생각을 한다고 뭐 크게 도움이 되겠나? 이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저는 봅니다. 좀 더 알고 자주 생각을 하고, 그렇게 궤도를 수정해 나가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지 않을까 저는 그리 믿고 있습니다. 그저 늘, 운만으로 모든 것이 다 잘되기를 바랄 수는 없으니까요! 그 리스크가 너무 커요 그러면!


이제 오늘의 시를 봅니다. 정말 부자이기는 한가 봐요. 우주에 갔다 오려면 최소 몇 억원에서 최대 몇 백 억원이 들던데? 우주 정거장에 머무르는 비용도 엄청 비싸다면서요? 이태리의 싱어송라이터 쭈께로의 노래 '미제레레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에도 이런 비슷한 장면이 나와요. 지구 바깥 우주에서 지구를 보고 있지요. 마치 자기는 지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런 사람처럼. 자기는 다른 존재, 그래서 오불관언 ('내가 도대체 그들의 일에 무슨 상관이 있어?') 이런 자세로!


우리가 가끔 보는 '바람직하지 못한' (우리의 시각에서) 부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시인은 그리고 있네요. 허울, 명분, 그러나 그 허망한 실상. 그저 자신의 말초적 순간적 욕망과 쾌락의 추구, 자신의 가족조차도 그에게는 철저하게 타인! 나의 이익만이 지고의 선, 그에게는! 그래도 돈이 워낙 많으니, 금권의 힘으로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200억 원의 돈을 내고 우주에 한번 갔다 온 어느 부자에 관한 기사가 기억납니다. 돈이 500조 원쯤 되면 글쎄요 200억 원이야?


이 시에 등장하는 그 억만장자의 지금 중년이 이렇다면, 그의 노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돈은 더 불어났겠지요?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이런 구절이 생각납니다. 종잣돈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 종잣돈은 하루 24시간 밤이고 낮이고 쉬지 않고 나를 위해 또 다른 돈을 벌어주지요. 그것이 돈의 눈덩이 효과지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입니다. 뭐 그리 세련된 시어나 구조나 그런 것은 없지만 오히려 그런 '생경함'이 신선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깊게 음미해 보세요.


중년의 위기 속의 억만장자 (Billionaire in a Midlife Crisis)

- 브라이언 빌스턴

그는 가지고 있던 유명 디자이너의 진과 번쩍거리는 차 여러 대를

디자이너 우주복 몇 벌과 맞바꾸었다, 그리고는 화성으로 간다

그곳에서 그는 지구가 축을 따라 도는 것을 지긋이 바라다본다

그리고 그 땅에 사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여전히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것을 본다

그는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다해버린다, 변덕스러움과 악행과 그 모든 것들을

그는 중년의 위기의 억만장자다


그는 사람들의 가난을 끝내고 싶어 한다

그의 새로운 헤어 스타일이 어느새 그 참신함을 잃어버린 듯하자

그는 불쑥 새로운 노래를 내놓고는 그 속에서 남들을 열심히 비난하고 헐뜯는다

그의 자식들은 그들도 발음할 수 없는 그런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금 다음번 자신의 젊은 아내는 누구로 할 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중년의 위기에 빠진 억만장자다


그는 인간성 회복의 사명을 띠고 있다

쓰레기 같은 농담과 억제되지 않는 허영과 자만으로 무장한 채

그는 자신은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리고는 자기 아주 가까운 곳에 늘 '그만 떠들어' 할 수 있는 버튼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 가격이 얼마든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는 사람이다

그는 중년의 위기 속에 있는 억만장자다


<우리말 번역 - 가을에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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