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행복을 바라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뭐가 그리 불안하고 걱정이 많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의 나는 변치 않는 정답을 얻고 싶었고 그로 인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를 바랐다. 진짜가 아닌 것은 조금도 의미가 없어 보였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 '이게 진실이다'라고 정해둔 걸 간편하게 믿고 싶었다. 그래서 알기보단 믿기를 선택했고, 그러한 선택으로 인해 또다시 불안해졌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내가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것을 진실이라고 믿었으니 그 마음이 편안할 리 없었다. 시도 때도 없이 의심이 올라왔고 흔들렸다. 그렇게 긴 시간을 지나왔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 세상엔 '저마다의 진실'이 있다고.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진실들은 코끼리의 코와 다리와 귀를 각각 보여주는 것일 뿐, 호랑이나 원숭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고. 그러니까 뭐가 진실인지 가려내는 것은 일생의 과제로 삼을 만큼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나에게 있어서 진실은 내가 직접 살아보고 경험한 과정에서 나온 결론으로 갈음해도 좋지 않을까. 단, 그 진실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기억한다면 말이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진리'이라는 말도 있듯이, 변치 않는 행복을 좇는 일은 불가능한 미션이다. 우리는 단지 생의 순간순간 놓인 행복을 발견할 뿐이다. 그 순간이 지나면 우린 다시 지루하고, 불안할지 모르지만 그 틈바구니에서도 행복은 부지런히 자라난다. 영원한 행복, 행복한 결말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행복이 기본값이 된 세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행복을 행복이라 여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복한 결말을 꿈꾸는 대신 행복한 순간을 샅샅이 찾아 누리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현명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