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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가치(부자의 그릇, 이즈미 마사토)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해.​

by 오공부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실패의 가치이다. 실패를 무섭고 부끄럽기만 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나의 무의식에 조금은 균열이 생긴 것 같다. 아이들에게 '실패해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라며 아무리 따스하게 말해줘도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패했을 때 괴로워하는 내 모습을 본 아이들은 '실패는 나쁜 것이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학습할 것이다. 이미 아이들에게서 틀릴 수도 있다면 대답하지 않겠다는, 잘할 수 없다면 아예 관심도 없는 척하겠다는 결심이 엿보여서 씁쓸하다.



그동안 내가 했던 무수한 실패들을 떠올려 본다. 망신을 당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돈을 잃었던 쓰라린 날들. 나는 그 기억들로부터 무엇을 배웠을까. 떠올리기조차 힘들어 그냥 잊고 지낸 건 아닐까. 아픈 기억을 조금씩 떠올리며 배울 점은 없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자기 연민과 합리화를 떨쳐내며 곱씹어 본다. 실패의 기억이 빛나는 지혜가 될 때까지 꺼내어 닦고 또 닦아본다.


부자의 그릇, 이즈미 마사토, 2015, 다산북스

p. 73

부자가 두려워하는 건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라네.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은 언제나 똑같아. '무조건 해라', '좋아하는 걸 해라', 이건 하나의 진실이지. 하지만 이 말들은 사물의 한 면만을 말하고 있어.

일대에 부를 일군 부자들은 한 가지 공통된 사고를 가지고 있다네. 인생은 영원하지 않아. 그리고 인생에서 행운이란 건 손에 꼽힐 정도로만 와.

따라서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해.​



p. 212

자네는 그 경험을 가지고 어디로 갈 텐가?
설마 무덤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나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을 높이 산다네.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거니까.



p. 221

실패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내가 가진 돈을 줄어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즉, 그들이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돈'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미 그 인생은 돈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는 인생이 되어 있음을 뜻한다.

(중략)​

"나는 자네에 대해 유추했지. 분명히 돈의 지배를 받고 있을 거라고."​

마지막으로, 조커가 강하게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편지에 적혀 있던 바로 이 문구라 할 수 있다.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고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가족애나 우정이 깨지는 두려움, 돈을 얼마나 소유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고 그릇된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는 무서움, 돈보다 중요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 공포... 그것들이 모두 이 한마디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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