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매우 많이)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종종 어느 여행지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별 망설임 없이 "노르웨이가 제일 좋았어"라고 대답해 왔다.
20대 후반에 방문했던 여름날의 노르웨이는 벅차오를 정도로 찬란한 곳이었다. 눈 부신 햇살과 다채로운 경치, 친절한 사람들까지…. 여름이면 북극지방에 드리우는 백야 덕분에 말 그대로 빛이 가득한 날들을 보내고 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으나, 노르웨이 여행은 밝고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노르웨이는 방문하기 꺼려졌는데, 추위를 싫어할뿐더러 극야 때문에 우울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걱정이 오로라를 보고 싶은 마음을 이길 순 없었다. 결국 올해 설 연휴에 휴가를 조금 더 붙여서 오로라 헌팅으로 유명한 트롬쇠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르웨이는 겨울에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해가 덜 비친다고 우울하지 않았으며, 서울 도심에서 맞닥뜨리는 칼바람보다 온화한 바람이 부는 곳이었다. 여기에 신비로운 오로라까지 함께하니 노르웨이라는 여행지는 내 마음속 부동의 1위 자리를 더 굳건히 하게 됐다.
트롬쇠에 머문 기간은 5박 6일이었다. 오로라를 한 번에 보긴 어려울 거란 얘기를 들어서 오랫동안 한 도시에만 머무는 일정으로 잡아 뒀다. 계획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계획 없이 갔다. 날씨에 따라 짝꿍과 함께 그날그날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덕분에 재밌는 일도 많았다. 잘못 내린 버스정류장 근처를 헤매다 순록을 발견했고, 별다른 기대 없이 방문한 마을에서 절경을 마주했다. 이래저래 즐거운 기억들로 채워진 여행이었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이 추억을 브런치에 풀어 보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 계획을 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길 바라며 차근차근 적어 갈 예정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주부터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