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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색등대 Mar 04. 2024

개구리밥

흔히 덧없는 인생을 물 위에 떠있는 부초에 비유한다.

“개구리밥” 이라고 부르는 부초는  “부평초(浮萍草)” 의 줄임말로 바람이 부는 대로 일렁이는 물결 따라 밀려 다닌다고 해서 무력한 인생살이를 표현하는 말로 쓴다.


뿌리 내리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부평초의 반전은 가냘픈 잎을 가졌지만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도 뒤집히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는 것이다.

땅에서 설 자리가 없지만 넓은 물 위를 누비며 뛰어난 번식력을 자랑한다.


밤낮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거역하지 않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꽃 피운다면 굳이 붙박이를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물은 흐르는 것 만으로도 생명력이 있다.

사람이 들이 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하고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한 선택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각의 전환 또는 말 한 마디 선포로 스스로의 에너지를 바꿔낼 수 있다.

몸과 마음을 움직여 극복하고 자라나며 생명의 힘을 누릴 수 있다.


부평초같은 삶이면 어떠한가.

따사로운 햇살 한가득 머금고 초록 내뿜을 수 있다면!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의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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